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LG전자가 생산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99% 할인해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LG전자가 생산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99% 할인해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고 해소를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막바지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롱텀에볼루션(LTE) 보급형폰 ‘LG Q61’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최대 12만5000원에서 32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로써 출고가가 36만9600원인 이 모델은 유통망의 추가지원금(15%·4만8150원)까지 받으면 실제 구매가가 450원으로 떨어진다.

보급형 LG폰 대부분이 이미 시중에 ‘공짜(0원)폰’으로 풀려있긴 하지만, 이번 인상은 LG폰 철수 공식화 이후 진행된 이통사의 첫 LG폰 지원금 변동 사례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이통사는 이미 올 초 LG폰에 대해 공시지원금 확대 및 사은품 증정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데 이어 최근 막바지 ‘재고떨이’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통사는 올 초 출고가가 75만2000원인 ‘LG V50 씽큐’에 최대 84만원 가량의 지원금(공시지원금, 추가지원금 합산)을 투입, 이 모델은 실구매가가 출고가를 역전하는 ‘마이너스(-)’폰이 되기도 했다. 일부 유통망에서는 ‘LG 벨벳’ ‘LG Q92’ 등도 공짜폰으로 팔리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가 110만원에 달했던 LG전자의 가장 최신 폰인 ‘LG 윙’ 역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공시지원금을 대폭 인상해 실구매가는 40만~5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앞으로 이통사가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마케팅 지원을 확대할 경우 재고 소진 속도는 더욱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는 오는 5월 말까지만 기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인 가운데 이통사는 LG폰 재고를 이미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LG폰은 이미 LG전자가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올 1~2월부터 재고 소진에 나서서 이제는 잔여 재고가 많이 남지 않았다”면서도 “재고를 완전히 털어내야 하는 만큼 다각도에서 재고 소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7월31일 휴대폰 사업 종료와 무관하게 기존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대폰 사후 지원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을 기존 프리미엄 모델 2년, 일부 보급형 모델 1년에서 각 1년씩 추가해 프리미엄 모델 3년, 일부 보급형 모델 2년으로 연장했다. OS 업데이트 대상은 2019년 이후 출시된 제품이다.

지난해 출시된 LG 벨벳과 LG 윙은 오는 2023년까지 업데이트가 가능해졌다. 이미 한 차례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LG V50S, V50, G8, Q31, Q52, Q92 등은 2022년까지 업데이트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LG폰 AS를 제품 최종 제조일로부터 최소 4년간 지원키로 했다. LG폰 이용자는 전국 12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기존과 동일한 수리를 받을 수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인 LG 페이도 사업종료 후 최소 3년간 유지할 계획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