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이 지질나노입자(LNP) 약물전달체 기술을 도입했다. 9일 증권가에서는 자체적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에스티팜이 최적의 mRNA 백신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봤다. 이에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전날 제네반트로부터 LNP 기술을 양도받았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비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회사는 제네반트에 최대 1억3380만 달러(약 1496억원)를 지불한다.

mRNA는 분자량이 크고 전하를 띄고 있어 세포막을 통과하기가 어렵다. 또 몸 속 분해효소로 인해 쉽게 분해된다. 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장치로 LNP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네반트의 LNP 플랫폼 기술은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텍이 사용해 코로나19 백신에 상용화시킨 기술로 안전성 및 유효성에서 이미 검증받았다”며 “LNP 기술 확보로 자체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12개국에 한정돼 있으나, mRNA 백신 보급이 뒤쳐져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글로벌 mRNA 백신 수준의 백신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LNP 기술 확보로 에스티팜이 보유한 ‘5프라임-캡핑’ 기술과 함께 다양한 사업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예상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한정은 아쉬운 점이나, 에스티팜의 mRNA 관련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mRNA 생산 거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mRNA 원료 위탁개발생산(CDMO)과 이미 판매 중인 기존 코로나19 mRNA 백신의 완제 위탁생산(CMO), 코로나19 mRNA 백신의 자체 개발 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 전략이 가능해질 것이란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에스티팜은 이화여대 산학협력단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상온 보관이 가능한 3세대 LNP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다른 mRNA 백신 및 짧은간섭 RNA(siRNA) 신약 개발에 이 기술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에스티팜은 올 상반기에 mRNA 대량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공장의 증설을 완료한다. 화이자 백신 기준 연 240만 도스의 mRNA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 연간 1억2000만 도스 규모의 설비 증설도 검토 중이다.

자체 개발 신약에 대한 성과가 나온다면 기업가치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현재는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등의 원료 공급과 관련한 기업가치만 산정되고 있다”며 “자체 개발 mRNA 백신의 임상 진입이나,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항암제 ‘STP 1002’와 에이즈 치료제 ‘STP 0404’의 임상 성과가 나오면 신약가치가 재평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도 “연내 올리고 CMO 추가 수주와 mRNA 관련 추가 진척이 있으면 기업가치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