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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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가 지난달 31일 주주 서한을 보냈습니다. 1999년 네이버 창사 이후 대표가 주주에게 사업 내용을 담은 'CEO 편지'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왜 한 대표는 주주 서한을 보냈을까요.

우선 회사의 상황을 알고 싶어 하는 이해 당사자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개인 주주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연말 기준으로 네이버의 개인 주주 수는 2019년 4만3690명에서 지난해 42만6870명으로 급증했습니다. 1년 새 열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개인이 보유한 주식의 비율도 같은 기간 6.23%에서 11.47%로 커졌습니다. 개인 주주의 '입김'이 세진 겁니다.

한 대표는 주주 서한에서 "직접 주주 여러분들에게 주요 내용을 상세하게 공유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주요 투자자 행사가 있을 때는 이렇게 주주 서한을 통해 생각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의 사업 모델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도 요인입니다. 주주들이 네이버의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 한 대표가 주주 서한을 굳이 보내지 않았겠죠. 네이버를 잘 모르는 주주들은 상당수 네이버를 포털업체로만 알고 있을 겁니다. 인터넷 광고로 돈을 버는 회사 말이죠.

물론 지금도 디스플레이 광고 등이 포함된 서치플랫폼 매출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작년 서치플랫폼 매출은 2조8031억원이었습니다. 전체 매출(5조3041억원)의 52.8%에 달합니다. 절반이 넘습니다. 하지만 그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9년 4분기 58.7%에서 지난해 4분기 50.9%로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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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커머스 부문의 매출 비중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 4분기 18.5%에서 20.9%로 커졌습니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커머스 부문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전체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1조897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1년 전보다 37.6% 증가했습니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에서 커머스의 비중이 커진 겁니다.

그래서 한 대표는 주주들에게 이런 상황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번 서한도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과 관련된 내용이 핵심입니다. 주주 서한의 제목도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와 미래’인 이유죠. 한 대표는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과 Z홀딩스(야후 재팬)과 경영 통합을 계기로 "네이버 커머스는 글로벌 커머스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