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보건소서 중수본 총괄책임관 등과 함께 백신 접종
간협회장 "얼른 맞아서 일상 복귀"…한의협회장 "열날까봐 갈근탕 준비"

주요 보건의료단체장들이 2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하면서 "백신을 향한 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이뤄진 공개 접종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접종 참여 분위기를 확산하고자 마련됐다.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총 5개 단체의 단체장과 부단체장이 접종에 참여했다.

이 중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이미 AZ 백신을 맞아 이날 접종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보건소에 도착한 보건의료단체장들은 접종 대기 공간에 한 자리씩 띄어 앉아 예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했다.

AZ백신 접종 보건의료단체장들 "아무렇지 않아…불안 해소되길"(종합)
이들은 보건소 바닥에 붙은 접종 경로 안내 화살표에 따라 안내데스크에서 예진표를 확인받고 예비진찰실로 이동해 약 1분간 이상 반응 설명을 들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넥타이까지 맨 정장 차림이었지만 반팔 셔츠를 입은 덕에 소매만 간단히 올려 접종받았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입고 온 카디건을 벗고 반팔 소매를 끌어올린 뒤 스카프를 여미고 주사를 맞았다.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은 긴팔 와이셔츠를 풀어 헤쳐 민소매 속옷 차림으로 접종받았다.

주사를 맞은 후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던 신경림 간협 회장은 주사 느낌을 묻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다.

우리가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면 얼른 백신을 맞고 집단면역이 완성돼야 한다.

독감백신이랑 별 차이 없다"고 답했다.

신 회장은 접종 현장을 지켜보던 마포구 보건소 관계자에게 "마포구 보건소가 아주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격려했다.

AZ백신 접종 보건의료단체장들 "아무렇지 않아…불안 해소되길"(종합)
"고등학교 졸업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백신 주사를 맞는다"는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발열에 대비해 감기 등에 쓰이는 한약인 갈근탕을 준비해왔다며 내보였다.

홍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에게 쌍화탕을 복용하라고 권한다"며 "저희도 열이 나면 이걸(갈근탕) 먹으려고 준비해왔는데 아직 이상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단체장들이 받아온 15분짜리 타이머가 순차적으로 울리자 간호사가 접종 확인서를 배부하며 "10주 후에 이곳에서 다시 맞으면 되고 오늘 안으로 문자가 갈 거다"고 안내했다.

백신 접종에 앞서 40여 분가량 열린 간담회에서 정영호 병협 회장은 "정부의 노력으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병원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독려해 환자 진료와 감염병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은 "의약단체장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국민 불안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백신 접종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림 간협 회장 역시 "저는 46만 간호사를 대표해 백신을 접종하고자 왔다"며 "백신은 두려움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할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보건의료단체장 중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백신 접종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백신 관리 지침, 접종 의료인 처우 개선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 공개 접종에 동참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과 이기일 보건의료정책실장이 함께 AZ 백신을 접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