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영 KT AICC담당 상무
서호영 KT AICC담당 상무

서호영 KT AICC담당 상무

인공지능 기술의 초고속 진화는 향후 산업과 개인의 일상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람의 노동력을 절감해주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달성할 수 있는 숙련도를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적은 노력과 짧은 시간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비용 절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 직원들이 보다 쉽게 업무 성과를 낼 수 있고,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컨택센터야 말로 인공지능의 적용으로 혁신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뉴노멀 언택트 시대의 컨택센터 변화방향과 고려사항
코로나가 사회 전반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언택트(Untact)’다. 기존 대면 채널에서 느끼는 고객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감안할 때, 비대면 채널은 더욱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컨택센터는 비대면 채널 중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채널이자, 기본적인 고객서비스는 물론 추가적인 세일즈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언택트 시대에 컨택센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녹록지 않은 사업환경이다. 비대면 채널 비중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일부 산업에서는 컨택센터의 좌석수를 유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쇼핑몰이나 증권사 등은 콜 숫자 역시 급속하게 늘어나 기존의 고객센터로는 대응이 어려운 것은 물론, 새롭게 상담사를 채용한다고 해도 적기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고객센터 규모를 손쉽게 확장하기도 어렵다. 고객센터 상담사는 높은 업무량과 더불어 감정노동의 고충으로 이직률이 높기 때문이다.
고객의 디지털 여정(Digital Customer Journey)관점에서 보았을 때 컨택센터로 유입되는 고객의 콜은 단순한 상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해당 고객에게 선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담이 종료된 후에는 상담 내용에 기반해서 해당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연결된(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앱이나 홈페이지 등 모든 비대면/디지털 접점에서 발생하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컨택센터로 유입되는 모든 콜을 분석해 정교한 세그멘테이션을 하는 등 고객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이를 새로운 상품기획 및 고객케어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코로나시대의 컨택센터는 운영 효율과 서비스 품질, 그리고 분석을 통한 고객여정의 관리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 컨택센터의 혁명적 DX
코로나시대의 컨택센터는 운영 효율과 서비스 품질, 그리고 상담내용 분석을 통한 고객여정의 관리라는 서로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컨택센터의 DX(Digital Transformation)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도식화하면 그림1과 같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컨택센터의 DX는 단순히 전화(Call)에 대해서만 검토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채널과 함께 고려돼야 한다. 즉 SNS, 모바일 앱, AI스피커 등과 같이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채널과 컨택센터의 상담내용이 종합적으로 분석돼야 한다.
컨택센터의 업무처리 영역과 단계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상담요청 콜이 들어오는 단계, 다음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상담 후 상담내용을 분류/기록하는 등의 후처리, 마지막으로 정확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운영하는 관리업무다.
AI 및 관련기술은 이러한 업무처리를 자동화하거나 이전에는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AI Core 솔루션은 STT(Speech to Text, 음성인식), TTS(Text to Speech, 음성합성), TA(Text Analytics, 텍스트분석), MRC(Machine Reading Comprehension, 기계독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등이다. 이러한 Core 솔루션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컨택센터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응용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되고 있다.
상담콜 인입 영역의 응용 어플리케이션
컨택센터로 고객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단순한 문의는 휴먼(human) 상담사로 연결하지 않고 기계가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컨택센터에서 단순 문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청구서 발행 주기에 요금문의, 납부방법문의가 집중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단순문의를 기계가 처리하도록 하면 고객은 상담사와의 연결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상담사는 단순문의에 반복적으로 응대해야 하는 피로를 줄이고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고객과 상담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 운영의 효율성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으로 보이스봇과 챗봇이 있다. 보이스봇은 인간 대신 고객을 응대하는 가상상담원(Virtual Agent)이다. 인간의 귀(말을 듣고)와 사고력(이해하고), 입(답변하고)을 흉내 내는데 STT, TA, TTS 등이 활용된다.
챗봇은 사람 간에 문자(SMS)를 주고 받는 것과 같이 텍스트 기반으로 고객을 응대한다. 그림 2에서처럼 컨택센터로 콜이 인입되기 전 응대채널로도 활용되지만 인입 후에도 다시 챗봇으로 고객을 유도할 수 있다.
KT의 경우 챗봇을 2016년부터 고객의 디지털 접점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고객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킨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NLU엔진이 적용된 챗봇과 채팅상담을 결합하여 KT.com, 마이KT등 9개 디지털 채널에 고도화 적용시켰다. 이 고도화 작업을 통해 기존의 단순규칙기반으로 메뉴를 안내하던 초기 챗봇을 5900여 개의 서비스 처리 시나리오에 확대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는 전년대비 10%포인트가 높아졌다. 그리고 셀프(Self) 처리완결율도 전년대비 10%포인트 가까이 향상시킨 사례가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었다.
KT는 2020년 상반기 중으로 컨택센터에 내재화된 인공지능 기술로 보이스봇을 적용할 계획이다. 보이스봇이 상용화 되면 간단한 고객 질의는 보이스봇이 완결적으로 서비스를 응대하고 콜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다. KT 컨택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향상된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KT의 챗봇과 보이스봇은 기존 컨택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에서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상담/후처리 영역의 응용 어플리케이션
기계가 답변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의는 휴먼(human) 상담사가 처리할 수 밖에 없는데 상담사의 업무처리속도를 높여주고 상담사의 업무지식이나 숙련도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 이상의 상담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소리인증은 고객 본인확인 시간을 줄여준다. 고객이 해당 기업의 컨택센터에 최초로 전화했을 때 수집된 성문(Voice Print)을 DB화해 보관하고 이후 전화를 할 때는 성문을 대조하여 본인여부를 확인한다. 본인확인을 위한 주소, 계좌번호 끝 네자리와 같은 질문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상담시간이 단축되고 상담사가 바로 고객을 알아보고 고객의 이름을 먼저 불러줄 수도 있어 고객경험도 차별화할 수 있다.
AI상담지원과 AI지식관리는 상담사의 고객응대를 보조하는데 활용된다. 고객의 말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에게 답변해야 할 내용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상담이 완료된 후에는 상담내용을 자동으로 분류/요약 제공하는 등 상담사가 상담완료 후 컴퓨터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부담과 시간을 줄여준다.
KT는 목소리인증, AI상담지원, AI지식관리를 통합해 ‘AI 어시스턴트’ 라는 내재화 솔루션을 개발해 KT의 컨택센터 5000여 석 적용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현재 수백만 명의 목소리인증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기존에는 상담사가 직접 상담내용을 요약해 타이핑해야만 했지만, 현재는 자동으로 완성된 상담내용 요약을 눈으로 확인만 하고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 덕분에 기존 상담 시간을 10% 이상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평가/운영 영역의 응용 어플리케이션
컨택센터 관리업무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상담사 모니터링과 평가다. 잘못된 내용을 안내하거나 필수 내용을 누락하는 경우 고객 클레임이나 기업의 재무적 손실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완전히 예방하려면 상담사와 관리자를 1:1 비율로 구성해 모니터링 해야 하는데, 사람만으로 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1차적인 관리자 역할을 부여하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이 전체 콜을 모니터링하면서 SOP(표준운영절차)에서 벗어나는 내용이 포착되면 휴먼(human) 관리자에 통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처리되기 때문에 상담사와 고객 간 통화가 끝나기 전에 관리자가 개입하여 문제를 즉시 바로잡을 수 있게 된다.
상담사 평가는 상담사 급여와도 연계되는 민감한 업무다. 관리자가 평가 대상 콜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강성 클레임 고객과 반대로 지나치게 우호적인 고객과의 상담 콜이 아닌 평균적인 콜을 각 상담사 별로 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가 대상 콜 선정과 실제 평가에 있어서도 전체 상담내용을 일일이 들으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처리시간도 상당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상담 모니터링과 유사하게 전체 콜을 대상으로 평가를 1차 자동화할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인간의 감성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인사말 누락여부, 금칙어 사용여부와 같은 부분은 평가는 가능하지만 친절도같은 감정영역 평가항목에 대해서는 평가가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점은 컨택센터 세일즈 기능 강화다.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업무가 자동화되고 상담시간이 단축되면서 추가로 확보된 여력을 판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상품추천도 정교화할 수 있기 때문에 컨택센터 MOT(Moment of Truth)를 세일즈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인공지능 컨택센터 도입 전략
인공지능 컨택센터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이라면 다음의 사항을 의사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참고하길 권한다.
첫째 도입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현재 컨택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향후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하는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깃 고객층을 디지털 세대로 확대하는 것이 비즈니스 목표이고 현재 컨택센터가 디지털 세대에 적합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해당 채널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 업무프로세스 개선도 함께 해야 한다. 단순히 인공지능 컨택센터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PI(Process Innovation) 관점의 프로세스 진단과 개선이 수반돼야 인공지능 도입효과를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분석을 통해 FCR(First Call Resolution; 한 번의 응대로 고객요구사항이 완결적으로 처리되는 것) 비율이 현저히 낮은 영역이 식별됐고,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프로세스 측면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면 이를 먼저 해소한 후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를 시도해야 한다.
셋째, 기업 컨택센터 내부에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이해를 갖춘 운영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 컨택센터 솔루션의 성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해당 기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학습과 컨택센터 업무프로세스와의 유기적 상호작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컨택센터 개념과 관련 솔루션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에 지나지 않지만 빠르게 진화해 이제 상당 수준의 완성도에 도달했다. 초기 도입기업들에게 난관이었던 높은 비용, 오랜 구축기간, 운영/관리의 어려움같은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졌다.
뉴노멀 언택트 시대, 인공지능 컨택센터가 확산돼 고객, 상담사, 기업 모두 보다 높은 만족과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