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억제제 개발 경쟁 치열…암젠·미라티·나이벡 등 주목”
키움증권은 31일 ‘K-RAS G21C’ 억제제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며 하반기에 암젠과 미라티 테라퓨틱스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나이벡이 후발주자지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K-RAS는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중 하나다. K-RAS 표적 항암제는 K-RAS를 활성화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G12C를 억제하는 신약이다.

아직 승인받은 KRAS 억제제는 없지만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개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암젠과 미라티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대한 신약 승인 여부는 하반기에 판가름날 것으로 봤다.

암젠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소토라십’이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르다. 전문의약품 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에 의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결정일이 오는 8월16일이다.

미라티의 ‘아다그라십’은 올 2분기 중에 미국 신약 승인 신청 및 올해 하반기 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미라티의 아다그라십의 반감기가 길어 객관적반응률은 암젠에 비해 더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노바티스 및 베링거인엘하임 등과 병용 전략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 물질 대비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더 높다면 후발주자라도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나이벡이 KRAS G21C를 억제하는 항암제를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임상 진입은 2022년말~2023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이벡에 대해 단백질 분해 유도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KRAS의 분해를 유도해 생길 수 있는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분자 구조가 더 커서 반감기 증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후발주자인 일라이 릴리는 ‘LY3499446'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에 독성 문제로 지난해 7월 중단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달 개최되는 AACR에서 새로운 KRAS G21C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허혜민 연구원은 “일라이 릴리의 저분자신약이 올해 1상 진입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나이벡이 많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며 “나이벡의 차별성이 명확해서 긍정적인 결과만 확보된다면 충분히 주도권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임상등록사이트(ClinicalTrial)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의 KRAS G21C 억제제인 'JNJ-7499157DL'도 최근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2021년 전망 발표에서 KRAS 억제제에 관심이 있다고 발표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