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치매 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한다. 임상 2상에서 환자들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올 하반기 기술특례상장도 추진한다.

아리바이오는 경증·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10mg 저용량군, 30mg 고용량군, 위약군으로 환자들을 70명씩 나눠 6개월간 임상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의 1차 유효성 지표인 ‘인지기능평가검사(ADAS-Cog-13)’에서 저용량군, 고용량군 모두에서 인지기능 향상이 확인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리바이오는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확보하기 위해 투약 용량 외에도 3개 요소를 추가로 고려했다. △AR1001 단독복용 여부 △경증 및 중등증 여부 △ 고도비만 여부 등이다. 통상 1~2개 요소를 추가 고려하는 다른 임상 사례보다 환자들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촘촘히 마련했다. 임상 분석 결과 위약군 대비 고용량 단독복용 군은 1.78점씩, 경증도 환자군은 1.98점씩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3개 요소에 따라 환자들을 분류한 결과 회사 측은 중고도비만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AR1001 단독복용이 이뤄졌을 때 더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 이 경우 저용량군에서 2.05점, 고용량군에서 3.68점의 인지기능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업계에선 인지기능 개선 점수가 2점 이상 상승한 경우 해당 임상이 성공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위약군 대비 약물 투여군에서 이상 반응도 적게 나오면서 안전성과 내약성도 확보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을 주사제가 아닌 알약 형태로 개발 중이다. AR1001은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성물질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를 회복시키는 다중기전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낸다.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한 만큼 연내 임상 3상 진입과 상장도 추진한다.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중 비(非)고도비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단독 투여하는 방식으로 추후 임상을 설계할 계획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2상 완료 미팅을 진행한 뒤 올해 안에 FDA에 임상 3상 신청계획(IND)을 신청하겠다”며 “올 9월 기술특례상장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