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용 버드뷰 마케팅본부장  /사진=버드뷰

박준용 버드뷰 마케팅본부장 /사진=버드뷰

“고객이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숨은 니즈’를 찾아야 합니다.”

박준용 버드뷰 마케팅본부장은 “마케팅은 고객의 소리로부터 출발한다”며 “고객의 숨은 니즈까지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드뷰는 모바일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영한다. 화해는 2013년 출시 후 모바일 화장품 앱(구글 앱 스토어 뷰티 카테고리 기준)에서 7년 연속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올 1월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가 950만 건에 달한다.

박 본부장은 LG생활건강, 오비맥주, 신라면세점, 딜리버리히어로 등을 거친 19년차 마케터다.
Q: 고객의 소리 어떻게 듣나
A: 매일 고객의 소리가 전사 게시판에 공유된다. 마케팅팀은 그걸 살펴보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앱 내 설문, FGD(포커스 그룹 디스커션) 등을 매분기 진행해서 다양한 고객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고객들이 원하지만 스스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숨은 니즈를 찾아내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고객의 소리를 듣고 니즈를 파악하는 일의 중요성을 ‘고객 집착’이라고 부르고 있다.
Q: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는 비법이 있나
A: 고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한 시간 정도 머물면서 고객 행동과 말을 들어보면 답이 나온다. 예를 들어 화장품 매장에서 어떤 고객이 “이건 냄새가 안 좋아”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향에 대한 니즈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중에 공식적으로 조사해서 체크해보면 된다.

예전에 맥주 마케터일 때는 술집에 자주 갔다.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 맥주를 어떻게 마시는지 관찰했다. 주말엔 할인점에서 맥주 매대를 살펴보고 고객들이 어떻게 구매하는지를 메모했다.

고객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상품을 집었다가 다시 놓는 행동, 그러면서 던지는 말 한마디가 마케터에겐 모두 정보다. 고객이 같이 온 친구들과 하는 얘기에서도 인사이트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Q: 숨은 니즈와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A: LG생활건강 바디케어 마케팅을 담당할 때다. 고객의 소리를 마케팅에 어떻게 반영할까를 고민했다. 당시 글로벌 브랜드인 도브 비누가 1위였다. 고객들이 부드럽고 거품이 풍성한 비누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숨은 니즈는 허브향이었다. 그래서 허브 계열 비누 2개를 테스트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허브 계열 비누를 늘렸다. 결국 도브를 추월했다. 답은 항상 고객에게 있다.
Q: 화해는 고객 리뷰가 유명한데
A: 시작은 화장품 성분 정보로 유명해졌다. 그런데 화장품은 피부 타입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성분 정보는 전문적인 분야라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고객은 어떤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자신의 피부에 그 화장품이 잘 맞는지 쉽게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고객의 ‘리뷰’를 싣기로 했다. 좋은 점, 나쁜 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다. 어떤 피부 타입이었는데 어떤 화장품을 쓰니까 어떻게 되더라는 얘기를 자세히 쓰도록 했다. 고객들은 그 리뷰를 보면서 자신과 비슷한 피부 타입의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쓰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이 표현하지 못하는 '숨은 니즈'를 찾아라"

Q: 리뷰 쓰는 고객에게 혜택이 있나
A: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진심이 우러나서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별도의 혜택을 주지는 않는다. 자유롭게 써달라고 했는데 많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해주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서 선점효과가 상당히 컸다고 판단한다. 화해의 화장품 성분 분석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고객들이 가지고 있었고 그런 인식 덕분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리뷰를 통해 공유하려는 고객들이 많다.
Q: 클린리뷰는 무엇인가
A: 고객이 리뷰에 실수로 잘못된 표현을 쓸 수 있다. 혹은 정화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루 2000~3000개 리뷰가 들어온다. AI시스템으로 리뷰를 우선 검사한다. 이 때 ‘욕설 DB’를 통해 걸러내기도 한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리뷰 운영팀이 해당 고객에게 연락해서 수정을 요청한다. 60~70%의 고객이 요청을 받아들여 수정한다. 모두가 믿고 볼 수 있는 클린리뷰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Q: 최근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은
A: 지난해 12월 진행한 ‘클린화해’ 캠페인이다. 외부 광고나 노출에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았는데도 20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공감하고 참여했다. 화장품 성분 정보에서 출발해서 고객 리뷰로 확장했고, 리뷰를 클린리뷰로 발전시켰으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클린뷰티에 이어 클린화해가 성공할 수 있었다.
■ Interviewer 한 마디
박준용 본부장은 마케터 19년 중 8~9년차 때 가장 성장했다고 한다.

박 본부장은 “제가 오비맥주 재직 당시 맥주의 타깃 고객 연령대인 30대였다”며 “타깃 고객의 니즈를 쉽게 알 수 있어서 마케팅을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주조장 우려로 맥주회사는 다른 기업처럼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할 수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가격경쟁이 아니라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좋아하게 할 다양한 마케팅 방법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후배 마케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묻자, 박 본부장은 “마케터는 자신이 담당하는 브랜드에 대해 호기심과 궁금증, 그리고 열정이 있어야 한다”며 “자신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브랜드인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성공하는 마케터가 되려면 ‘브랜드와의 궁합’이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된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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