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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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200억 달러(한화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곳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한다. 미국과 유럽의 수요 부족분을 메꾸고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균형을 잡겠다고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4일 오전(한국시간) 전세계로 송출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의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가 있다. 팻 겔싱어는 "인텔 클라우드 CPU에 대한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제조 역량을 제공해 제품 부족분 사태에 대응할 것이다"고 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24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사진=인텔 온라인 기자간담회
팻 겔싱어 인텔 CEO가 24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사진=인텔 온라인 기자간담회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사업)에도 다시 진출한다. 파운드리는 설계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를 말한다. 인텔의 파운드리 자회사 이름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로 정해졌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대표는 현 인텔 수석부사장이자 반도체 업계 베테랑인 랜드히르 타쿠르가 맡는다.

IFS는 미국과 유럽 기반의 주요 파운드리 제공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첨단 프로세스 기술과 패키징, 미국 및 유럽 제조 역량, x86 코어, ARM 및 RISC-V 에코시스템 IP 등 세계적 수준의 IP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텔은 지난 2016년에도 ARM 기반의 칩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사업에 나섰다가 2018년 중단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의 가치가 2025년까지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시장이 달라졌다는 것이 팻 겔싱어의 판단이다.

팻 겔싱어는 파운드리를 과거에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시장이 정말 많이 달라졌고 수요가 훨씬 많아졌다"며 "처음(2016년)에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고 이번에는 훨씬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 하고 공정 패키징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의 잠재적인 고객으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될 것이며 업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는 "20개 이상의 기업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미국 정부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균형을 잡겠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본토에 믿을 수 있는 반도체 공급망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미국과 유럽의 수요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뛰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 등 경쟁업체들이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에서 5나노미터, 3나노미터 공정으로 가는 것과 비교해 뒤쳐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팻 겔싱어는 "3분기, 7월 중에 7나노미터 공정을 간소화 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뤄낼 것이다"며 "신설되는 애리조나 생산시설은 7나노미터 이하 공정의 중요도를 고려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