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뜬 식용곤충
건기식·치료제 원료로 진화

원자력硏 '아스코르빈산 추출법'
항암 및 면역력 증강 효과 확인
비플럭스파머에 기술 넘겨줘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식용곤충으로부터 항암면역 성분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식용곤충으로부터 항암면역 성분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곤충은 ‘작은 가축’으로 불린다.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식량난을 해결할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2019년 1억1200만달러(약 1266억원) 규모였던 세계 식용곤충 시장이 연평균 47% 성장해 2026년 15억달러(약 1조6957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외 연구자들은 식용곤충의 활용성을 높이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지난해 식용곤충의 활용도를 높이는 단백질 추출 기술을 개발했다. 식용곤충은 딱딱한 물질인 키틴 때문에 가공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식품연 연구팀은 이 같은 키틴을 제거해 활용성을 높이는 기술을 내놨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을 기능성 식품과 치료제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식용곤충을 활용한 항암 및 면역력 증강 기술을 개발해 민간 기업에 이전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원자력연 연구진은 몸이 굳어 죽은 누에를 말린 백장감을 활용했다.

현재 식용곤충으로 유효성분을 뽑는 데 널리 활용되는 기술은 ‘열수 추출법’이다. 뜨거운 증류수에 담아 추출하기 때문에 유효성분이 열에 쉽게 파괴되는 한계가 있다. 원자력연 연구진은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을 개발했다. 비타민C로 알려진 아스코르빈산 성분을 곤충유래 유효성분 추출 과정에 첨가하는 기술이다. 아스코르빈산의 항산화 작용으로 유효성분을 추출할 때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단백질의 변성도 낮춰 유효성분의 기능적 특성을 보존한다.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으로 얻은 유효성분은 동물실험 결과 기존 방식으로 얻은 추출물보다 효과적으로 비장 내 T세포와 수지상세포의 활성을 유도했다. T세포는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이다. 수지상세포는 항원을 삼켜 다른 면역세포에 제시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유효성분이 암과 세포 내 병원체에 대한 방어 효과를 일으켜 종양을 줄이는 것까지 확인했다. 천연물 항암면역 증진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몰레큘스와 뉴트리언츠에 각각 지난 1월, 지난해 10월에 게재됐다.

원자력연은 이 기술을 바이오벤처기업 비플럭스파머에 이전했다. 정액기술료 2000만원에 매출의 3%를 경상 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일반인과 회복기 암 환자의 필수 영양 공급을 도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및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자력연과 비플럭스파머는 이번 기술실시계약을 토대로 연구소기업을 설립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향후 한국원자력연구원, 경희대한방병원, 비플럭스파머가 참여하는 산·학·연 공동협력추진체계를 구성해 기술의 실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이 기술의 상업화를 통해 차세대 건강기능식품과 치료제를 개발해 관련 시장의 매출을 늘리고, 고용 창출을 이루는 신산업 육성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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