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미래포럼 AIFF 출범

한국의 AI 혁명가들
(7) KT 최준기 AI빅데이터사업 본부장
배순민 AI2XL연구소장

AI 스피커 '기가지니' 진화
대화 나눌 수 있는 상대로 발전
"AI 로봇, 호텔·병원으로 확대…상반기 '보이스봇 콜센터' 도입"

KT는 지난해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 대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AI다. KT는 2019년 10월 ‘AI 컴퍼니’를 표방하며 모든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최준기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과 배순민 AI2XL연구소장은 이 같은 변화의 선봉장이다. 최 본부장은 음성 AI 서비스인 기가지니와 AI 콜센터(AICC) 등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배 소장은 지난 1월 KT 융합기술원 내 신설된 AI2XL연구소를 맡았다. AI2XL은 ‘AI To Everything Lab’의 약자로 모든 곳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KT에서 AI의 현재와 미래를 각각 맡고 있는 두 사람을 14일 만났다.
호텔, 병원으로 영토 확장하는 기가지니
현재 KT가 주력하는 AI 서비스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기가지니와 AI 콜센터다. KT는 2017년 1월 기가지니를 적용한 국내 최초의 AI 스피커를 선보였다. 인터넷TV(IPTV) 셋톱박스 용도로 쓸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됐다. 지금까지 270만 개 이상 보급됐다. 최 본부장은 “기가지니는 KT가 보급한 단말 가운데 고객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며 “TV나 가전을 제어하고 음악을 듣는 기존 기능을 넘어 대화할 수 있는 상대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KT는 기가지니를 기반으로 응용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2019년 KT가 운영하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처음 선보인 기가지니 호텔 로봇이 대표적이다. 호텔 객실의 AI 스피커로 객실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심야 시간에 수건, 생수 같은 비품을 요청하면 로봇이 배송해준다. 최 본부장은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수건을 요청하는 것보다 AI 스피커에 요청하는 주문이 더 많다”며 “야간에 근무자들이 자리를 비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KT는 호텔 AI 로봇 솔루션을 B2B 상품으로 만들어 다른 호텔로 확산하고 있다. 동시에 산후조리원 등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최 본부장은 “식당이나 병원, 호텔, 아파트 단지 등 로봇과 음성 AI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며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인 사업장도 AI콜센터 쓸 수 있다”
AICC도 KT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서비스다. 최 본부장은 “KT 고객센터로 걸려오는 전화가 하루에 20만 콜 정도 된다”며 “고객센터를 통해 수집된 전화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성능은 KT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AICC는 고객센터에 AI를 적용해 업무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AI 보이스봇을 활용한 상담이나 상담 내용에 따라 직원에게 알맞은 대답을 제시하는 상담 어시스트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다. 최 본부장은 “KT 고객센터에 AI를 적용해 상담사가 얘기하고 있으면 맞춤형 답변이 자동으로 뜬다”며 “곧 보이스봇이 받는 콜센터도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CC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본부장은 “고객센터에서 상담이 끝나면 상담사가 통화 내용을 정리해야 하는데 AI가 이를 정리해주면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기업 고객센터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위한 AICC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1인 사업장처럼 그동안 고객센터를 운영할 수 없었던 곳에서도 AICC를 이용하면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주문을 받아주는 등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기업 고객과 소호의 영업을 확실하게 돕는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 미(ME)’ 시대 준비하는 KT
KT는 지난 1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네이버에서 영입한 배순민 박사를 신설 조직인 AI2XL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배 소장은 1980년생으로 올해 42세다. KT의 역대 최연소 연구소장이다. 배 소장은 “AI2XL연구소는 KT가 AI 컴퍼니로 변모하는 데 필요한 동력을 찾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AI2XL연구소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는 분야는 로봇과 미디어, 헬스 등이다. 배 소장은 “로봇이 ‘넥스트 모바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 전문기업인 현대로보틱스와 협업해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했다.

최종 목표는 ‘가정용 로봇’이다. 배 소장은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가정용 로봇으로 갈수록 난도가 올라간다”며 “각각의 집은 구조도 다르고 해야 할 일이 다르기 때문에 가정용 로봇이 나온다는 얘기는 범용 AI(제너럴 AI)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미디어기술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도 AI2XL연구소의 역할이다.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TV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을 연동해 사람들의 행동이나 건강정보, 생활정보를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배 소장은 “앞으로 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미(ME)’의 시대가 온다”며 “건강을 위해 맞춤형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추천하는 것부터 알맞은 금융상품을 제시하는 것까지 개인화된 AI 모델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2XL연구소는 비전, 실감미디어 분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50~60명 규모로 출범했다. 배 소장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배순민 연구소장

△1980년생
△KAIST 컴퓨터사이언스 학사
△MIT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박사
△삼성테크윈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
△네이버 클로바 AI 리더

■ 최준기 본부장

△1974년생
△KAIST 전산학 학사
△포스텍 전산학 석사
△KAIST 전산학 박사
△ETRI 음성언어연구소
△KT 미래기술연구소
△AI/빅데이터기획담당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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