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17년 설립됐으며, 융합 단백질 기반 면역치료제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GI-101’에 대해 알아봤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2019년 중국 10대 혁신신약 기업 심시어에 약 9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면역항암제 ‘GI-101’이다. 이 물질은 2020년 물질특허등록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들었다.

약물 특성 및 기전

GI-101은 자체 플랫폼인 ‘GI-SMART’를 통해 제작된 면역항암제로 창업자인 장명호 대표가 개발했다. CD80(B7-1)과 인터루킨-2(IL-2) 변이체가 면역글로불린 G4(IgG4)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약물을 통해 CTLA-4(면역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와 CD28(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2번째 신호) 및 IL-2 수용체의 자극을 통한 3가지 면역활성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물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GI-101의 N-말단 부위 활성물질인 CD80은 활성화된 세포독성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TLA-4와 결합함으로써 항원제시세포 및 암세포에 발현하는 CD80이 CD28과 결합을 유지해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

CTLA-4와 결합을 저해하고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항암효과를 낸다. 이와 함께 C-말단 부위의 IL-2 변이체는 IL-2의 항암효과를 특이적으로 높이기 위해 IL-2의 일부 서열을 변형한 것이다. 이는 항암 작용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Treg) 증식의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IL-2 α수용체와 결합력을 낮춰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IL-2β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은 기존 IL-2와 유사해 세포독성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의 증식과 활성은 유지시킨다.
[파이프라인 아카이브] 지아이이노베이션 ‘GI-101’
약물 개발의 의미

면역관문억제제는 2010년 이후 항암제 시장을 크게 바꿨다. 면역관문분자는 종양미세환경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주요 면역세포인 효과 T세포(effector T cell)를 억제하는 기전 중 대표적인 것이다. PD-1, PD-L1, CTLA-4 등의 단백질이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러한 면역관문분자 저해를 통해 암세포의 면역회피를 억제하고, T세포의 면역기능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 암세포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를 가지게 된다.

현재 치료제로는 면역관문분자 PD-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인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과 펨브로리주맙(키트루다),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아테졸리주맙(티센트릭)과 더발루맙(임핀지), 그리고 CTLA-4를 표적으로 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을 받은 항CTLA-4 항체 이필리무맙(여보이) 등이 있다.

하지만 면역관문억제제도 환자 20~30%에서만 효과가 나타난다. 치료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반응성이 낮은 환자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치료 중간에 암이 재발되는 등 치료 내성도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이필리무맙의 경우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투여 환자의 약 60%에서 발생해 약물의 지속적인 투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IL-2는 암세포 살상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군인 T세포와 NK세포의 활성화와 증식을 통해 항암 면역반응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후 인간 재조합 IL-2인 알데스류킨(프로류킨)이 미국시장에서 전이성 흑색종과 전이성 신세포암종 적응증을 승인받아 판매되고 있다. 특히 최근 임상결과에 따르면 고용량의 IL-2는 기존에 PD-1, PD-L1 항체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흑색종 및 신장암 환자에게서 완전관해(병변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4주 이상 지속)를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이필리무맙 투여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 328명 중 10명의 환자에게서도 완전관해를 유도했다.

그러나 IL-2의 강력한 항암효과에도 불구하고 IL-2는 심폐질환의 기왕력(지금까지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혼수상태를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혈압과 장기 내 혈액 공급 감소를 일으켜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CRS) 및 혈관누출 증후군(vascular leak syndrome)을 유발할 수 있어 임상적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면역관문 단백질인 CTLA-4와 IL-2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해 강력한 항암활성을 가지면서도 안전한 면역항암제인 GI-101을 개발하게 됐다. 획기적인 작용기전이자 최초 신약(first-in-class)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파이프라인 아카이브] 지아이이노베이션 ‘GI-101’
적응증 등 활용 가능성

GI-101은 IL-2 변이체에 의해 면역세포의 침윤도가 낮은 비침투성 종양(cold tumor)을 T세포 비율이 높은 침투성 종양(hot tumor)으로 변환시켜 항PD-(L)1 항체나 항CTLA-4 항체가 작용하지 않은 종양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기존 치료 기술에 비해 시장 확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IL-2 변이체 부분은 IL-2 야생형에서 2개의 아미노산을 교체해 기존 IL-2 야생형에 의해 발생되는 혈관누출증후군 등의 위험성이 감소되어 있고, Fc 부분이 인간 IgG4로 이루어져 ADCC(항체 의존성 세포매개 세포독성)가 낮아 과한 세포 상해를 줄이므로 다른 IgG1 기반의 항체나 융합단백질에 비해 부작용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GI-101은 단독 및 기존 치료제들과 병용을 통해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능

GI-101은 단독 요법만으로도 항암효과를 가지며, 항PD-1 항체 및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억제제뿐만 아니라 방사선요법과 함께 병용 투여 시 더욱 효과적인 약리 효능을 보이는 것을 동물모델에서 확인했다. 이에 기존의 항암 치료제와 병용을 통해 임상시험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험관 내 약리 실험(In vitro) 결과, 세포독성 T세포 및 자연살해세포를 증가시키면서 기능의 용량의존적 향상, 재투여에 의해 단회 투여와 비등한 면역 활성이 확인됐다. 마우스 실험(In vivo)에서는 용량의존적 항암 효능 및 생존율의 유의적 증가, 종양 내 CD3+ 림프구 침윤 및 전반적인 T세포의 증가와 동시에 조절 T세포의 감소, GI-101과 항PD-1 항체·방사선요법·표적항암제 병용의 시너지 효능이 밝혀졌다.

또한 안전성 약리 실험 결과, 낮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위험성, 실험용 원숭이에서 혈액 내 IFN-γ의 증가 유도, GI-101에 의한 ADCC가 관찰되지 않으면서 임상에서 트라스트주맙(Trastzumab)과 유사한 정도의 매우 낮은 면역원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됐다.

임상 단계

GI-101은 현재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을 위해 1월 식약처 및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동시에 제출했다. 허가가 나면 12개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해 총 4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약물의 안전성만을 확인하는 통상적인 임상 1상 시험과 달리 심리스(seamless), 바구니형(basket trial) 임상 1·2상으로 디자인됐다. 심리스는 다양한 암종에서 항암 활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1·2상의 1차 목적들을 하나의 임상시험을 통해 달성하는 방식이며, 바구니형은 하나의 임상시험 안에서 여러 개의 암종에 대해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임상은 △GI-101의 단독투여 △MSD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7개 암종의 병용투여 코호트 포함) △VEGFR을 포함한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인 렌비와 병용투여 △방사선 요법과 병용투여 등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키트루다와 병용투여 파트에서는 MSD로부터 KEYNOTE-B59 번호를 부여받았으며, 약 200명의 환자들을 위한 키트루다 무상 지원이 포함돼 있다. 본격적인 임상시험은 올 상반기 중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