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에는 다양한 치료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종이라, 시장을 선도하는 치료제 순위도 꽤 변동이 잦은 편이다. 앞으로 비소세포폐암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현재 약 160억 달러다. 향후 연평균 13.4%씩 성장해 2026년에는 437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현재 약 160억 달러다. 향후 연평균 13.4%씩 성장해 2026년에는 437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다양 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개발됐고, 또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워낙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존재하는 암종이다 보니, 개발된 치료제가 다수 있음에도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많다.

실제 2019년 현재 사망한 암환자 8만1203명 중 폐암 환자는 1만8574명으로 2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소세포폐암에서 암 정밀 분석의 중요성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가 집계한 2019년도 의약품 시장은 9270억 달러(1042 조8750억 원)다. 이 중 항암제 시장은 15.7%에 해당하는 1450억 달러(163조1250억 원)이며, 2026년에는 3240억 달러(364조5000억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항암제 시장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크고, 성장성도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항암제 중에서 폐암 시장은 가장 큰 시장이다. 2019년 현재 항암제 시장의 16.3%에 해당하는 228억 달러(25조6500억 원)를 기록했고, 2026년까지 연평균 11.7%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폐암 시장이 큰 이유는 환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암연구소(GCO)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의 폐암 발생은 인구 10만명당 남성은 40.1명으로 전립선암(75.7명)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았으며, 여성은 30.8명으로 유방암(84.9명) 다음으로 높았다. 2017년도 기준 국가암정보센터가 집계한 국내 발생 암환자 중 폐암 환자 비중은 11. 6 %로 위암 (12.8%)과 대장암(12.1%) 다음으로 높았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환자 수는 8대 2 정도로 비소세포폐 암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치료제 시장 역시 비소세포폐암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에는 EGFR을 포함한 여러 유전적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사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심각한 질병에 대하여 임상을 단축시켜주는 가속승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질병의 치료와 강한 인과관계가 있는 임상적 대리지표를 설정해 이를 충족하면 승인을 내주는 제도다.

현재 가속 승인에 적용되는 적응증은 16개이며 28개의 임상적 대리지표가 설정되어 있다. 이중 12개가 항암제에 해당하며, 6개가 비소세포폐암이 포함돼 있는 고형암이다. 이렇듯 규제기관에서 항암제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항암제 연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키트루다, 타그리소 등이 치료제 시장 주도

현재 형성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현재 약 160억 달러(18조80억 원)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향후 연평균 13.4%로 성장해 2026년에는 437억 달러(49조1800억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소세포폐암은 치료법에 따라 표적치료, 면역치료, 항암화학치료로 나뉘고, 유통채널이나 암유형, 지역에 따라 시장을 분류하기도 한다. 치료법에 따라 시장을 분류하면 표적치료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고, 면역 치료, 항암화학치료가 뒤를 이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되는 치료제로는 2000년대 중반에 출시된 EGFR 계열 표적 항암제인 ‘이레사’, ‘타쎄바’, ‘타그리소’가 있다. 면역항암제로는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이 사용되고 있다.
2019년 현재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2026년 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왕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타그리소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가 권고하는 EGFR 변이 1차 치료제로 등장하며, 급격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성 돌연변이 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내성 돌연변이 치료제 시장이 확대된다면 시장 예측치보다 높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유한양행의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았다. 1·2세대 EGER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T790M 돌연변이 환자 등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 건부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개발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한 가지다. 미충족 수요를 노려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 실제 대다수의 바이오텍들이 비소세포폐암의 병용요법 및 내성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타그리소는 현존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 폐암의 첫 번째 선택 약물임이 틀림없지만 내성문제가 존재한다. 타그리소로 인해 발생하는 내성 돌연변이로는 C-Met 증폭(amplification)과 C797S, L858R, 엑손 19 결실, 엑손 20 삽입 등 여러 EGFR 변이가 있다.

특히 C-Met은 타그리소 내성의 가장 주된 원인인 동시에,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6% 정도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다. 그만큼 타그리소 이후 새로운 치료제로서 의미가 있고, 타그리소와 병용해 1차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도 높다.

C-Met 치료제 1호는 노바티스의 ‘타브렉타’ 다. 타브렉타는 지난해 5월에 비소세포폐암 중 MET 유전자 엑손 14 결손(스키핑) 돌연변이를 적응증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독일 머크의 ‘텝메코’는 지난해 3월 일본 후생성 허가를 획득하였으며, 5개월 뒤인 8월에는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이외에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사볼리티닙’, 존슨앤드존슨의 EGFR+C-Met 이중항체 치료제 ‘아미반타맙’이 있다.

C-Met 치료제는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타그리소를 비롯한 1차 EGFR-TKI와 병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병용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마커 발굴도 비소세포폐암 연구의 한 축

항암제 개발에서 또 다른 흐름은 다양한 바이오마커의 발굴이다. 예측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면 분자적인 관점에서 발암경로를 찾거나 종양 유전자를 확인하고,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표적항암제 외에도 비소세포 폐암에 면역항암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98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면역 항암제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비소세포폐암에 적용하는 면역항암제, 면역관문억제제의 바이오마커는 PD-L1인데, 연구진이 발견한 수정 TMB는 그 정확도를 더 높인다.

보통 TMB(종양조직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는 암세포 돌연변이가 얼마나 되는지 분석한 것으로 이 수치가 높으면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러 보고에 의하면 TMB와 면역항암제 효과에 대한 연관성은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고 이견이 많다. 일부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확인돼 바이오마커로 널리 쓰이지 못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표를 TMB 계산에 반영해 수정 TMB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했더니 수정 TMB값이 높으면 생존율이 높은 일관된 결과를 얻었다. 기존 바이오마커인 PD-L1만으로는 면역항암제가 필요한 환자군을 찾아내는데 한계가 있어 의학계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고 있었다. 학계에서는 연구진이 개발한 수정 TMB 지 표가 비소세포폐암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내성 돌연변이 표적항암제, 빅파마들의 니즈 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중 EGFR 변이에 서 파생된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EGFR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고, 타그리소의 내성 원인에 대한 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시장에서는 EGFR+T790M 변이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인 타그리소의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소세포폐암 시장의 빅 플레이어는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BMS, 로슈, 베링거인겔하임 등이 있다. 적어도 이 업체들은 ‘넥스트 타그리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와 C-Met 억제제인 사볼리티닙의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화이자도 C-Met 치료제인 크리조티닙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는 MSD와 BMS는 아직 EGFR 계열 약물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다.
노바티스와 독일 머크는 C-Met 치료제인 타브렉타와 텝메코를 보유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으로 C-Met에 대한 대안을 마련 중이다. 일본 다케다제약은 모보서티닙(TAK-788)으로 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Cover story - part.2] ‘춘추전국시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어떻게 재편될까
<저자 소개>

[Cover story - part.2] ‘춘추전국시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어떻게 재편될까
정윤택

고려대에서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단장을 역임했다. 현재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이자 연세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