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구 시스코 코리아 대표

철저한 '제로 트러스트' 원칙
IP와 실제 사용자 혼돈 제거
클라우드에 마련된 키 확보 못하면
데이터 탈취해도 열어볼 수 없어

화상회의 데이터 전송량 경쟁사 절반
세계 정부·공공기관서 선택하는 이유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보안이 보장되지 않는 연결은 연결되지 않은 것만 못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 국내 굴지 대기업의 선택에는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적 통신기기·보안 솔루션업체인 시스코의 한국지사를 이끄는 조범구 시스코 코리아 대표(60·사진)는 스마트폰에 있는 자료를 바로 뒤에 있는 모니터에 띄우며 말했다. 조 대표는 “일반적인 와이파이라면 바로 옆 사무실에서 접속해 회의 자료를 모두 캡처해 갈 수 있다”며 “시스코의 솔루션은 소리뿐 아니라 데이터 역시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세계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파트너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 조 대표를 10일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시스코의 비전을 들었다.

그는 시스코 코리아 대표를 두 번째 맡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조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마친 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서 사회 경력을 시작했다. 액센츄어 아시아태평양 첨단전자사업부 대표를 마친 뒤 2009년 6월부터 2년2개월간 시스코 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이후 삼성전자 글로벌센터 B2B사업을 이끌다 2016년 8월 다시 시스코 코리아 대표로 복귀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시스코 코리아 대표를 또 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왔습니다. 한 회사에서 대표를 두 번 한 것은 스티브 잡스 이후 제가 두 번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
보안 바탕엔 ‘제로 트러스트’ 원칙
회사만큼이나 시스코의 기술에 대한 조 대표의 자부심도 강하다. 그는 “한국에 있는 대기업의 100%가 시스코 웹엑스 솔루션을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CEO를 포함한 고위 임원에게 연결되는 회선은 시스코의 보안이 필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서 반드시 체크해봐야 할 사안이 있다고 했다. “몇몇 기업은 연말에 인사이동이 되면 IT부서 사람들이 잠을 못 잡니다. IP주소와 사람이 하나씩 연동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 이동된 부서와 승진된 직급에 맞춰 새롭게 보안규정을 마련하고 접속권한을 부여하느라 업무가 마비됩니다. 쉽게 말해 대리급 직원이 임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가서 자기 노트북에 케이블을 꽂고 연결했는데 상무로 인식된다는 거죠. 이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시스코의 ‘제로 트러스트’ 원칙은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신뢰성을 확보해 준다. “화상회의를 진행하면서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화상회의 접속링크를 갖고 있으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는 거죠. 접속한 상대방이 제가 원하는 상대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스코는 항상 검증하고 개인화 식별 작업을 거칩니다.”

새로운 기기가 시스템에 접속하면 해당 기기가 얼마나 안전한지부터 검증하는 게 시스코의 원칙이다. 바이러스와 맬웨어 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다. 이와 동시에 노트북과 태블릿, 대형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도 강점이다. 전송 중인 데이터가 중간에 탈취되더라도 시스코의 중앙 클라우드에 따로 마련된 키값을 확보하지 못하면 데이터를 열어볼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완전히 새로운 근무 형태 상상해야”
시스코의 웹엑스 솔루션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주목받았다. 시스코는 1984년 통신기기 제조업체로 처음 시작했다. 당시에는 서로 다른 기종의 컴퓨터와 시스템끼리 소통하지 못했다. 시스코의 통신기기는 모든 컴퓨터와 시스템이 소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인터넷의 발전에 시스코의 발전이 있는 셈이다.

하드웨어가 바탕이다 보니 소프트웨어만 앞세운 기업들은 하지 못하는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시스코의 화상회의 전용 칩이 대표적인 예다. 화상회의를 할 때 데이터 전송량을 경쟁 업체 솔루션들에 비해 최소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작년 3~5월 전국적으로 통신량에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오전 9시만 되면 원격 화상회의 수요가 몰린 탓이죠. 다른 회사의 솔루션을 사용하던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들이 결국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으면서도 보안상 우려도 없는 시스코를 선택한 겁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후의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조 대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업무 환경을 상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같이 사무실에 고정된 자리가 마련된 형태의 근무는 이제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우선 집이라는 새로운 근무지가 생겨났습니다. 집에서 접속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안을 지키는 프로토콜을 마련해줘야지요. 집에서 근무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런 직원들에겐 본사 사무실이 아니라 지사의 사무공간이 새로운 근무지가 됩니다. 집에서 가까운 지사 어디를 가도 보안 문제가 없으면서도 원활하게 소통하며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그게 진짜 재택근무죠.”

■ 조범구 대표는

△1961년 서울 출생
△1984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1986년 KAIST 산업공학 석사
△1989년 액센츄어 입사
△2004년 액센츄어코리아 첨단전자산업부 대표
△2007년 액센츄어 아태지역 소비자전자사업부 대표
△2008년 액센츄어 아태지역 첨단전자사업부 대표
△2009년 시스코 코리아 대표
△2011년 삼성전자 B2B 솔루션센터장, 무선사업부 B2B센터장, 글로벌센터 B2B사업팀장
△2016년 시스코 코리아 대표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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