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폭풍전야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는 택시 호출 공동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우티(UT LLC)를 출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티가 국내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를 위협하고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양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빌리티 폭풍전야…카카오 '실탄 장전' vs 우버·티맵 합작법인

우티, 다음달 법인 출범

SK텔레콤은 모빌리티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티맵모빌리티를 독립시켰다. 지난해 10월 우버로부터 약 5000만달러(약 575억원)를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티맵모빌리티와 우버는 합작법인(JV) 우티 설립을 추진했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설립을 승인받았다. 우티는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해당 시장의 강력한 1위 사업자는 카카오T”라며 “새 법인이 생기면 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우버는 세계 900여 개 도시에서 공유차량 운영 경험을 쌓고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익혔다. 티맵모빌리티는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차량통행 분석 기술 등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꾸준하게 모빌리티 사업을 운영해왔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우티는 두 회사가 국내외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서비스 계획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다. 우버 앱과 티맵 앱을 하나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통합해 우티 앱을 출시하는 것이 유력하다. 택시 중개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가맹택시사업도 펼칠 전망이다.

T맵의 ‘T맵 택시’와 우버의 ‘우버 택시’를 하나의 가맹 택시로 묶을 것으로 보인다. 우버는 지난 1월 우버 택시를 선보이며 베타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우버 앱을 통해 승차 콜을 받아 운영 중이다. 우버는 올 1분기에 가맹택시를 1000대까지 증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최고 기업 우버와 함께 고객들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비용, 시간을 아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실탄 장착 후 사업 확장

국내 모빌리티 시장 1위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200억원)를 유치했다. 지난 18일 카카오는 “칼라일그룹에 377만8713주 신주를 배정한다”며 “신주권 교부 예정일은 오는 4월 1일”이라고 공시했다.

2017년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 투자(5000억원) 이후 3년여 만의 투자 유치다. 칼라일그룹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6.7%를 확보해 3대 주주에 오른다. 카카오모빌리티 1대 주주는 카카오(64.6%), 2대 주주는 TPG(28.6%)다. 기업 가치는 이전 투자 유치 때에 비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2017년 TPG 투자 유치 때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1조6000억원이었는데 이번 투자에는 3조4200억원을 인정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자받은 금액으로 기존 사업을 확장한다. 서울 지역에서만 운영하던 ‘카카오T 벤티’ 사업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카카오T 벤티는 9~11인승 대형 승합 택시다. 지난달엔 경기 부천시에 50대 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500대인 카카오T 벤티 전체 운영 대수도 1만 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택시 관련 사업,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적극 협업해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가 카카오T를 기반으로 성장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