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몸값 '최대 1兆'로 뛰자…넥슨 김정주, 인수 멀어지나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2019년 영업이익 규모는 481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월에만 약 2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약 76% 급등하는 등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 평가이익도 급격히 불어났다. 빗썸은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다른 거래소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회원 수(500만 명 이상)와 거래량을 자랑한다.
작년 말까지 관련 업계는 게임회사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빗썸을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NXC 측은 경영권의 대가로 약 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 실적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한창 진행 중이던 매각 절차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화폐의 가치,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5000억원도 싸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 같은 호황이 계속된다면 1조원까지도 노려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이 경영권을 서둘러 넘겨야 할 이유가 없는 만큼 NXC를 비롯한 여러 후보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충분히 들어 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해외 투자자도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각 절차는 ‘장기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현재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비덴트(34.24%)다. 하지만 이정훈 빗썸홀딩스 의장이 BTHMB홀딩스(10.7%)와 DAA(30.0%)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65.7%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된 지분은 이 의장 측이 보유하고 있는 65.7%다. 삼정KPMG가 매각을 주관한다.
이상은/차준호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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