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두고 '국제 무역 결제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대형 은행의 보고서가 나오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8.87% 크게 오른 약 5555만3400원(4만93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4만3000달러 선까지 밀렸다가 다시 4만9000달러 선을 회복한 모습이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건 미국 시티그룹의 비트코인에 대한 우호적인 보고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티그룹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만큼 국제 무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통화가 돼야 한다"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많은 기관투자자들의 참여에 힘입어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비트코인을 두고 내재적 가치가 없다며 17세기 튤립 버블과 비슷하다는 시각을 유지해 왔다. 다만 최근 몇 달간 월가의 주요 은행들은 비트코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멜론은행처럼 비트코인 투자 또는 상품을 마련하는 대형 은행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5만8000달러를 돌파,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자 다시 4만300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불과 10일도 못돼 1만달러 이상 급락한 것이다.

다만 이번 랠리는 그간 버블로 불렸던 과거 랠리완 다르다는 게 시티그룹 측의 시각이다. 2017년 랠리 때 비트코인은 2만 달러에 육박했다 다음해 80% 급락했지만, 이번엔 다수의 가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최근 급등락을 거듭했음에도 올 들어 60%, 전년대비 460% 급등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가상화폐 관련 기업에 연일 철퇴를 내리고 있는 뉴욕주 법무부 장관 겸 검찰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상 화폐는 위험이 큰 만큼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레티샤 장관은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미국 사법 당국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며 사기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보호받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값 상승에 따라 사기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