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리터러시」저자, 강양석

“데이터 보고 느껴지는 게 뭐 없나요?”

얼마전 디지털 광고업을 영위하는 모 대기업 자회사에서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리터러시 강의를 한때였다. 신입사원들이 데이터에 대해 얼마나 공감역량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의 데이터를 보여줬다.
“데이터 보고 느껴지는 게 뭐 없나요?”, 데이터 공감역량
물론 데이터의 출처와 앞뒤 문단의 의미를 사전에 설명해 주었고,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상상해보자. 여러분이 만약 디지털 마케터라면 이 데이터를 보고 어떤 감정이 들겠는지 말이다.

결과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그들은 데이터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신입사원 교육에 앉아 있는 신입사원일 뿐이었다. 이게 뭐가 문제인가? 저 데이터의 메시지는 앞으로 광고업이 모든 산업을 통틀어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에 의해 가장 자동화가 급격하게 이뤄질거란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동화는 인간 디지털 마케터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말이다. 비단 그 신입사원분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데이터를 너무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를 보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고, 자기화 해보는 습관이 부족한 것이다. 바로 데이터 공감능력말이다.

업무 중 혹시 “이 자료 보고 뭐 느껴지는 거 없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대개의 경우 이는 ‘업무 자료를 너무 기계적으로만 접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는 표현이다.

새로운 데이터를 접하면 단순히 업무 자료라는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생각을 그 데이터에 맞춰 능동적으로 바꿔보는 성의를 보이라는 뜻이겠다. 이것이 바로 모든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데이터 공감 역량이다.

좋은 묘사가 담긴 책을 읽다가 어떤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보는 능력,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은 이제 데이터를 볼 때에도 발휘되어야 한다.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데이터에도 개인적인 또는 업무와 관련된 큰 시사점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려면 데이터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싶어하는 존재라 여기며 그 메시지를 자기화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데이터는 자기 이야기를 재잘재잘 털어놓기 시작할테고 그 속에서 우리는 무궁무진한 희로애락과 위기,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보고 눈물 흘릴줄도 알아야 데이터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

“데이터 보고 느껴지는 게 뭐 없나요?”, 데이터 공감역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