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 사이언스

DGIST 연구팀, 촉각센서 개발
각자 다르게 느끼는 자극
AI가 일일이 학습해 전달
"실제 느낌과 최대 98% 일치"
센서로 받아들인 촉감을 인공지능(AI)이 해석하는 ‘촉각 아바타 기술’ 이미지 컷.  /DGIST  제공

센서로 받아들인 촉감을 인공지능(AI)이 해석하는 ‘촉각 아바타 기술’ 이미지 컷. /DGIST 제공

컴퓨터는 수준급의 시각과 청각을 갖고 있다. 카메라, 녹음기 등 시청각을 받아들이는 하드웨어(HW)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카메라나 녹음기를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사람처럼 해석하는 능력도 수준급 단계로 올라섰다.

그러나 촉각을 받아들이는 기술은 시각과 청각만큼 올라오지 못했다. 세계 연구진들은 카메라나 녹음기처럼 감각 정보를 자세하게 모사하는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텍 연구진이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온도와 기계적 자극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전자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전자피부는 여러 감각 정보 중 하나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대부분 기존 센서와 달랐다. 꼬집거나 비트는 다양한 자극 방향, 늘어난 정도, 자극을 가한 물체의 온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한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촉각 센서에 접목해 컴퓨터가 자극을 해석할 수 있게 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장재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와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접촉한 물체의 표면 정보를 다양한 차원에서 읽어낼 수 있는 촉각 센서를 구현해 ‘어드밴스트 사이언스’에 실었다. 일종의 ‘아바타 시스템’이다. 김경수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신경학과 연구원이 논문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같은 재질의 옷감이더라도 만지는 사람마다 느낌은 미세하게 다르다. 어떤 사람에겐 부드러운 옷이 다른 사람에겐 거칠다고 느껴질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사용자의 고유한 ‘촉각 감성’을 학습해 이를 컴퓨터상에서 유사하게 구현한다. 인간의 뇌에서 촉각 자극으로 발생하는 전기화학적 신호가 감성적 신호로 바뀌는 인지구조를 모방했다.

연구팀은 신호 생성 시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압전 현상을 토대로 물리적 센서를 개발했다. 옷감을 누르고 문질러서 표면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1㎠ 공간에 60여 개의 센서를 배열했다. 형태, 온도, 강도 등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어 AI가 40여 개의 다양한 옷감에 대해 사용자가 느끼는 ‘거칠다’ ‘부드럽다’ 등 감성 정도를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학습 과정을 거친 AI가 구현한 인공 감성은 사용자가 실제 느끼는 감성과 최대 98%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는 새로운 옷감에서도 사용자의 느낌과 일치율이 91%로 높은 인공 감성을 구현해냈다.

장 교수는 “AI가 학습되지 않은 내용을 판단할 때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머신러닝의 큰 도전”이라며 “개발한 시스템이 새로운 물체에 대해서도 유사한 감성 판단을 내리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인간과 온·오프라인 시스템이 감성을 매개로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장 교수는 e커머스 영역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는 온라인 상품의 질감을 직접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데이터 학습이 충분히 이뤄진 ‘개인 감성 아바타’가 있다면 상품의 질감이 어떤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수(義手)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개발된 의수는 압력 인식만 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촉각센서를 적용하면 압력뿐 아니라 온도, 질감까지 폭넓게 파악할 수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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