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만 유죄 인정, 벌금 500만원…검찰 "항소할 것"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 성분을 조작하고 당국에 허위 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는 19일 코오롱생명과학 이사 조모씨와 상무 김모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2019년 인보사 성분이 논란이 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 여러 관계자들을 기소한 이후 나온 법원의 첫 판결이다.

다만 조씨는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에게 약 200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만 유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임상개발팀장으로서 개발을 총괄했던 조씨와 바이오신약연구소장이었던 김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 위해 인보사 성분에 대한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자료에 기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보사 품목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의 검증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보사 2액 세포가 연골세포로서 특징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식약처 심사담당자들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식약처가 추가 조사나 시험을 제안하거나 검토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행정청이 인허가 처분할 때 출원 사유가 사실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 인허가 여부를 심사·결정해야 하고, 행정청이 허위자료를 가볍게 믿고 인허가를 했다면 출원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또 조씨와 김씨가 2015년 '인보사에 대한 미국 임상3상 승인을 획득했다' 등의 허위내용이 기재된 연구개발서를 제출해 정부 사업보조금 8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보조금법 위반)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상3상 승인'이란 표현을 쓴 것은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오인을 유발한 위법한 행위가 사업 선정이나 지원 결정의 본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으로,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2액의 형질전환 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 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 세포로 드러나 2019년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검찰은 이날 판결과 관련해 "허위자료를 제출해 관계당국을 속인 사실을 인정하고도 상당수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소해 법리 오인 등에 대한 판단을 다시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소인 측 대리인은 "위계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식약처가 충분히 조사를 해야 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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