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CES 2021'에서 공개된 'LG 롤러블' 티저 이미지/사진제공=LG전자
지난달 열린 'CES 2021'에서 공개된 'LG 롤러블' 티저 이미지/사진제공=LG전자
"'LG 롤러블' 출시해주세요!"
LG전자 스마트폰 팬 카페인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 카페가 지난해 네이버 대표 카페에 선정된 것을 기념해 'LG 롤러블 출시 응원' 게시글 달기 이벤트를 진행하자 시작 4일 만인 19일 기준 수십명의 유저들이 관련 글을 작성했다.

LG가 스마트폰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전면 검토에 들어가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롤러블폰'의 운명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이 롤러블 스마트폰의 앱을 구동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에뮬레이터를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LG 롤러블'이라는 이름으로 맛보기(티저) 영상까지 공개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9월 'LG 윙' 공개 행사에서 LG 롤러블의 일부분을 보여준 데 이어 CES에선 제품의 전면부와 실제 구동 모습까지 보여줬다.
사진='LG 모바일 사용자 카페' 캡처
사진='LG 모바일 사용자 카페' 캡처
이때까지만 해도 LG 롤러블의 출시는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상황은 LG 롤러블 공개 후 10일도 채 안 돼 반전됐다. LG전자가 지난달 20일 스마트폰 사업(MC) 정리 수순에 돌입한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 LG전자 관계자는 당시 "축소나 매각, 인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이처럼 모바일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히자 LG 롤러블의 출시 여부는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 시제품은 이미 개발됐지만 수율과 완성도를 끌어올린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더 많은 연구와 테스트가 필요하나 LG전자는 지난해 기준 5년 연속 적자를 이어온 MC사업본부 자체를 개편 대상으로 놨기 때문이다.

업계는 LG전자가 이르면 다음달 중순 개최하는 주주총회에서 모바일 사업의 운영 방향에 대해 정식 발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는 LG전자가 중국 업체에 외주를 주는 제조개발자생산(ODM) 방식으로 중저가폰 위주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과 외부 업체에 사업본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LG 롤러블 출시 여부가 불분명해지자 업계는 롤러블폰 최초 출시 타이틀이 어떤 제조업체에 돌아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롤러블폰 출시를 준비 중인 업체는 중국 TCL과 오포, 삼성전자 등이다.
오포가 최근 열린 '오포X2021'에서 공개한 콘셉트폰/사진=유튜브 캡처
오포가 최근 열린 '오포X2021'에서 공개한 콘셉트폰/사진=유튜브 캡처
오포는 지난해 11월, TCL은 지난달 CES 2021에서 롤러블폰 및 스트레쳐블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다만 이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 일정 등은 밝히지 못했다. 미국 매체 폰아레나는 "TCL, 오포 등 업체들이 롤러블 스마트폰의 개념을 공개하긴 했지만 어느 회사도 그들의 장치를 상용화 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폴더블(접는)폰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롤러블폰 출시 유력 후보다. 롤러블폰 기술력은 이미 확보한 삼성인 만큼, 출시 시기를 면밀하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외에도 롤러블·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