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전문 사모펀드(PEF) 메디베이트파트너스가 투자한 미국 세포 치료제 수탁생산업체(CDMO) 코그네이트 바이오서비스가 글로벌 1위 비임상 수탁시험기관(CRO) 찰스리버에 팔린다.
찰스리버는 17일(현지시간) 코그네이트를 8억7500만달러(약 9677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947년 설립된 찰스리버는 세계 1위 비임상 수탁시험기관이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2019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의약품의 약 85%가 찰스리버의 개발 지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리버는 CDMO 인수를 시도한 지 세 번 만에 성공하게 됐다. 찰스리버는 바이오산업 핵심 인프라인 CDMO의 향후 성장성을 높게 판단해 그간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시도해왔다.
2002년 설립된 코그네이트는 혈액 내 면역세포 일종인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Car-T 세포 치료제를 비롯해 항암면역 치료제 등 주요 바이오 업체의 의약품을 수탁생산하고 있다. 2020년 1월 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을 보유한 코브라 바이오로직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대표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로 자리잡았다.
코그네이트는 지난해 해외 바이오 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지난해 말 찰스리버가 인수자로 등장하면서 매각으로 선회했다.
코그네이트의 2대 주주인 메디베이트는 투자 3년 만에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메디베이트는 2018년 2월 블랙록, 오만 국부펀드 SGRF와 함께 코그네이트에 투자했다. 이후 2020년 1월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두 차례에 걸친 총 투자금액은 약 600억원이다. 미국 PEF EW헬스케어파트너스에 이어 2대 주주다. 총 1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2.5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베이트는 2014년 강성우, 김현국 대표가 설립한 크로스보더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 전문 운용사다. 대표 투자 기업으로는 임상시험 수탁대행업체(CRO) WCCT글로벌(2015년), 미국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사 윈드밀(2018년), 미국 세포 치료제 개발사 아티바(2020년)가 꼽힌다.
에스티큐브는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의 독성시험을 위해 미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찰스리버와 계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이 회사의 후보물질은 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면역관문인 ‘STT-003’을 억제하는 항체다. 미국 MD앤더슨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발견한 STT-003은 암세포가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되면 드러난다. 암세포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때 발현하는 물질인 셈이다.STT-003은 정상세포에서는 적게 발현되지만 암세포와 T세포에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STT-003은 면역세포에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표적으로 삼고 있는 PD-1과 유사한 수준으로 발현된다”며 “STT-003은 암 환자의 면역체계를 종합적으로 억제하는 면역관문”이라고 말했다.찰스리버는 STT-003 항체의 독성시험을 담당하게 된다. 1947년 설립된 찰스리버는 세계 최대 CRO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의약품의 80% 이상이 찰스리버를 거쳐갔다.에스티큐브는 임상시료를 생산하는 등 내년에 임상시험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MD앤더슨 암센터, 예일대 암센터 등 주요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에 재직했던 유승한 에스티큐브 파마슈티컬스 대표의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티큐브 파마슈티컬스는 에스티큐브의 미국 자회사다.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2월22일 오후 3시21분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메디베이트파트너스가 오만 국부펀드 SGRF(State General Reserve Fund) 등과 손잡고 글로벌 1위 세포치료제 위탁생산(CMO) 업체를 인수한다.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베이트는 SGRF, 미국 PEF 운용사 테넌바움과 손잡고 미국 세포치료제 CMO 업체인 코그네이트 바이오서비스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메디베이트는 코그네이트 지분 31%를 사들여 SGRF에 이은 2대 주주가 된다. 이를 위해 국내 또 다른 PEF 운용사인 YJA인베스트먼트와 3875만달러(약 426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코그네이트의 재무적 투자자(FI)인 테넌바움도 일부 지분을 사들여 3대 주주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2002년 설립된 코그네이트는 혈액 내 면역세포 일종인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Car-T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항암면역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주요 바이오기업의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세포치료제 전문 CMO 업체 중 가장 많은 22개 클린룸(무균생산실)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4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인수 배경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지난해 700억달러(약 75조8000억원)였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 규모는 2025년 1440억달러(약 155조9000억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대형 제약사인 길리어드가 세포치료제 개발회사 카이트파마를 13조4000억원에 사들이는 등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세포치료제 관련 업체 몸값이 뛰는 추세다.메디베이트는 내년 코그네이트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은행 보험사 캐피털 등 국내 주요 기관이 메디베이트와 YJA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에 출자한 상태다. 상장 절차를 밟기 전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 의사를 보이면 보유 지분을 파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메디베이트는 포스코 바이오 벤처펀드와 한국 노바티스 벤처펀드를 거친 김현국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PEF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350억원 규모 운용 자산(AUM)을 갖고 있다. 2015년 임상시험 수탁대행업체(CRO)인 WCCT글로벌에 투자한 데 이어 2016년엔 당시 장외시장 ‘대어’로 꼽히던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신라젠에 돈을 넣었다. 126억원에 신라젠 전환사채(CB)를 사들인 뒤 지난해 10~11월 주식으로 바꿔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신라젠 주가(22일 기준 9만4800원)가 지난해 1월 코스닥 상장 이후 1년여 만에 공모가(1만5000원)보다 6배 이상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메디베이트가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메디베이트는 코그네이트 투자로 바이오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CMO와 CRO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며 “국내외 바이오업체들의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미국 특허를 획득한 세포 분리·도말 기술로 3조원 규모인 세계 액상세포검사(LBC)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사진)는 17일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신장암, 폐암, 갑상샘암, 두경부암도 LBC로 암 초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다인은 국내 최초로 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완전 자동화 검사장비를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를 임 대표가 2009년 인수한 뒤 기술 차별화에 집중했다. 정확도 95% 암 조기 진단 기술 확보LBC는 자궁경부암 진단에서 주로 쓰이는 세포검사 방식이다. 기존 세포검사는 채취한 세포를 슬라이드에 직접 도말한 뒤 현미경으로 살펴보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취한 세포가 슬라이드 위에서 말라붙거나 이중삼중으로 도말돼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였다. LBC는 장기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채취한 뒤 보존용액에 넣고 이물질을 제거한다. 용액 속에서 고루 퍼진 세포를 슬라이드에 얇게 프린팅하면 세포가 쪼그라들거나 불균형하게 모여 있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하지만 LBC 방식도 단점이 있다. 용액에서 이물질을 걸러내는 데 쓰는 침전식, 필터식 방식이 갖는 한계 때문이다. 밀도 차이를 이용해 특수용액에서 세포와 이물질을 구분하는 침전식, 원심분리 방식으로 세포를 분리하는 필터식 모두 세포들이 서로 달라붙어 정확한 검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바이오다인은 LBC 정확도를 85%에서 9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세포 중첩 문제도 해결했다. 보존용액에 채취한 세포를 넣는 것은 동일하다. 바이오다인은 필터 아래에서 위쪽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세포와 이물질이 고루 퍼지게 하는 ‘1차 블로윙’을 한다. 이후 공기압을 반대로 걸어 필터 쪽으로 빨아들인다. 필터 위엔 검사할 세포들만 남고 이물질은 필터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세포들이 쌓여 있는 필터 위에 슬라이드를 대고 ‘2차 블로윙’을 하면 슬라이드에 세포들이 단층으로 얇게 발린다. 임 대표는 “용액 내 세포 밀도에 따라 공기 압력을 다르게 하면 일정한 두께로 세포를 ‘박리 프린팅’할 수 있다”고 했다. “경쟁사 대비 검사 속도 3배 빨라”바이오다인은 글로벌 진단 기업과도 2019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 상대는 밝히지 않았다. 임 대표는 “분자진단, 면역진단, 세포진단을 모두 제공하는 게 유럽·미국 진단 시장의 트렌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도 LBC 장비를 공급 중이다.바이오다인이 일부 과정을 자동화한 검사장비는 시간당 120개 검체를 처리할 수 있다. 시간당 40~48개 검체를 검사할 수 있는 미국 등의 경쟁사보다 검사 속도가 3배 빠르다.이 회사는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엔 동남아시아에 대량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현재 연간 최대 900만 개 수준인 LBC용 진단키트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슬라이드에 도말된 세포들의 상태를 인공지능(AI)으로 자동 판독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