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력 무기로 '횡포'
‘지갑 털기.’ 글로벌 플랫폼 강자 구글이 국내 인터넷업계와 소비자에게서 자주 듣는 단어다. 이런 비판을 듣는 외국기업은 또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다. 콘텐츠업계에선 “사업 지배력이 워낙 절대적이다 보니 국내 업계의 상식과 관행을 뭉개는 경우가 잦다”는 말이 무성하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앱 장터 시장을 장악한 뒤 이 같은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지적이다.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 30% 결제 수수료가 붙는 ‘인 앱 결제’를 의무화한다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게임 앱에만 해당하던 의무를 앱 장터로 한꺼번에 넓혔다. 시행 시기는 지난 1월이었지만, 국내 업계 반발로 오는 9월로 연기됐다.

국내 디지털 콘텐츠업계는 ‘시한폭탄’을 곁에 두게 됐다. 음원, 동영상,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들은 기존에는 대부분 수수료를 피해 앱 외에서 결제를 진행해왔다. 구글의 새 정책이 시행되면 국내 업체는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한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쪼그라들 것으로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다. 30%의 수수료를 매겨왔던 애플 앱스토어 유통 앱은 결제 가격이 더 비싸다. 가령 음원 서비스 멜론의 이용료(무제한 듣기 기준)는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면 1만1400원이지만 애플 앱 스토어에선 1만5000원이다.

독점에 기댄 구글의 ‘횡포’는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무제한’을 내세워 사용자를 끌어모은 구글 포토는 오는 6월부터 유료화로 돌아선다. 무료 사진 저장 용량을 15GB로 제한했다. 광고만 들으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던 유튜브 뮤직도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 전면 유료화했다.

최소한의 의무까지 회피하는 ‘막가파’식 행태도 심심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며 SK브로드밴드와 관련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며 국내 인터넷 제공업자(ISP)의 인터넷망을 이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미국에선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등 주요 ISP에 2014년부터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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