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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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작곡 산업이 한국에서만 제자리 걸음인 배경으로 구시대적인 저작권법이 지목됐다.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는 그 어떠한 종류의 상업적 사용도 금지하면서 인공지능에 학습시킬 가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11일 현행 저작권법상 한국 가요들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인공지능 기계학습에 사용할 경우 불법이다. 저작권법이 음반에 대해서 학교교육, 시사보도를 위한 목적,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과 방송 등에서만 사용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른바 ‘공정이용’ 으로 불리는 조항을 적용해 인공지능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인공지능 연구에 저작물을 사용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저작권 관련 협회의 입김이 더 강력하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A사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 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며 “어떤 데이터를 집어 넣고 학습 시키느냐에 따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현재 한국이 다른 인공지능 분야와 달리 AI 작곡 분야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현행 저작권자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인공지능에 학습 시키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IT업계의 지적에 국회는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을 15년만에 내놓으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추진 배경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된 정보분석 과정을 위한 저작물 이용에 대해서는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규정을 명시화해,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여 그러한 행위에 대한 관련 산업계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고 하고 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작곡은 음악 생태계의 저변을 더욱 넓힐 수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와 음악저작권협회 등 관련 단체에서 이 사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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