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QLED 8K/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QLED 8K/사진제공=삼성전자
1~2월은 전통적인 이사 성수기입니다. 이사를 하면서 새 가전을 장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관건은 어떤 가전을 어디서 사야 만족감이 높을지 입니다. 국내외 IT·가전업계를 취재하는 입장에서 만족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가전 선택 기준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어떤 가전을 구매해야 할 지 정하는 게 우선인데요. 통상 제조사가 고려하는 가전의 수명은 세탁기의 경우 통돌이 10년(드럼 7년), TV 및 냉장고 7~8년, 스탠드 에어컨 7~10년, 김치냉장고 7년 등입니다. 기존 제품을 언제 구매했는지를 떠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이사를 하면서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사와 동시에 설치와 폐기를 진행하면 한결 수월해서입니다.

이번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콕' 문화가 확산하며 이용률이 크게 높아진 중 TV 구매법을 중심으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참고: 한 번 사면 10년 쓰는 '세탁기·건조기' 제대로 고르는 법 [배성수의 다다IT선])

우선 TV 종류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부터 알아야겠습니다. 현재 시장에 나오고 있는 TV는 패널 기준으로 크게 액정표시장치(LC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구분됩니다. 두 TV의 차이는 화소(픽셀)가 스스로 빛을 내는지의 여부입니다. OLED TV는 유기물 소재인 LED가 탑재돼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지만, LCD TV는 그렇지 않습니다.
 LG 올레드 갤러리 TV/사진제공=LG전자
LG 올레드 갤러리 TV/사진제공=LG전자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LCD TV는 화면 뒤에서 빛을 쏘아주는 '백라이트'라는 일종의 조명 역할 유닛이 필요합니다. 반면 OLED TV는 백라이트 등 별도 부품이 없기에 LCD TV 대비 두께가 얇고, 롤러블 등 다양한 폼팩터(특정 기기형태) 구현도 가능합니다. 또 픽셀이 자발광하기 때문에 색재현율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시야각이 넓습니다.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네오 QLED, QLED, LG QNED, 나노셀 등 알쏭달쏭한 TV 제품 이름은 무슨 뜻이 있는 걸까요? 바로 제조사들이 붙인 브랜드 명입니다. 시중 대부분의 TV는 LCD 기반 TV에 속하는데, 제조사가 패널의 종류와 광원에 따라 LCD, LED, 나노셀, QLED, 미니 LED 등의 명칭으로 나눈 것입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주력 TV인 QLED TV는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퀀텀닷 시트를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넣은 LCD TV입니다. 국내 OLED TV는 LG전자의 올레드 TV가 유일합니다.

다만 자발광 제품은 LG전자만 내놓은 것은 아닌데요. 삼성전자는 올해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내놓으며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 LED TV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무기물 소재 LED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게 한 제품입니다. 가격은 대당 1억원이 넘습니다(110형 기준).

따라서 현재 프리미엄 제품 순으로 브랜드 명을 정리하자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네오 QLED TV, QLED TV, 여타 보급형 LED TV(크리스탈 UHD)입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QNED TV, 나노셀 TV, 여타 보급형 LED TV 순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마이크로 LED TV와 올레드 TV를 제외하면 모두 LCD TV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미니 LED TV 기반인 삼성 '네오 QLED TV 8K 모델'/사진=연합뉴스
미니 LED TV 기반인 삼성 '네오 QLED TV 8K 모델'/사진=연합뉴스
해상도도 중요합니다. 현재 시중 TV는 이른바 '4K'라 불리는 UHD(3840x2160)와 FHD(1920x1080)으로 나뉩니다. 수치로 따지면 UHD TV가 FHD TV 대비 4배나 더 좋은 화질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8K UHD TV도 있습니다만 당장 이를 구현할만한 콘텐츠가 없어 가정에서 일반 시청 용도로 쓰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콘텐츠 대부분은 FHD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당장은 FHD TV로 큰 불편 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겠지만 4K 이상 UHD 콘텐츠가 지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볼만한 요소입니다. 4K 및 8K UHD TV를 구매하신다면 FHD보다 한 사이즈 큰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좋은 화질일수록 더 큰 화면에서 봐야 차이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TV를 구매할 지 정했다면 TV 화면 크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TV는 가로 길이가 아닌 대각선 길이의 '인치(inch)'로 정해지는데, 따져볼 건 어떤 목적으로 TV를 쓰실 지와 어느 공간에 TV를 놓을 건지 등입니다.

예전에는 TV의 크기는 집평수의 1.5배가 적당하단 말도 있었지만, 집 평수보다는 앉아서 TV를 볼 곳과 TV를 설치할 곳 사이의 거리인 '시청거리'에 맞추는 것이 우리 집에 맞는 크기의 TV를 찾는 팁입니다.

시청거리 2m 기준 4K UHD TV는 75인치 이하, FHD는 50인치 이하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거리가 더 멀다면 이 크기 이상의 제품을, 더 짧다면 더 작은 제품을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최신형 TV는 크면 클수록 좋지만 너무 짧은 시청거리에서 지나치게 큰 TV를 두는 것은 오히려 체감상 화질 저하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미니 LED 기반 'LG QNED'/사진제공=LG전자
미니 LED 기반 'LG QNED'/사진제공=LG전자
세컨드용으로 TV를 구매하시는 분이라면 어떤 목적으로 쓰실 지를 명확히 하셔야겠습니다. PC 게임용 모니터로 쓴다면 48인치 이하 TV를, 인테리어 용도로 쓴다면 라이프스타일 TV 등을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시야각이 넓은 제품, 섬세한 밝기를 표현할 수 있는 규격인 HDR 지원 여부, HDMI 단자 갯수, 스마트 TV 기능 지원 여부 등을 직접 눈으로 보며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TV는 소비전력이 좋은 가전이라 전기료 걱정이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은 크게 따질 필요는 없겠으나, 장기간 시청하는 분들이라면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