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
일라이 릴리는 1876년 설립돼 세계 최초로 페니실린과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한 전통의 글로벌 제약사다.

일라이 릴리는 휴물린, 휴마로그 등 인슐린 제제부터 주 1회 투여로 환자 편의성을 높인 GLP-1 유사체 트룰리시티(Trulicity), 세계 최초로 심혈관계 위험 및 사망 감소 효과를 입증한 SGLT-2 억제제 자디앙(Jardiance) 등 다양한 당뇨 치료제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판상형 건선 치료제인 탈츠, 골다공증 치료제 포르테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 등의 면역치료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폐암 치료제 알림타와 위암 치료제 사이람자, 유방암 치료제 베르제니오 등의 항암제도 보유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당뇨 50%, 암 22%, 면역질환 10%, 신경질환 8%, 기타 10%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쏠린 눈

지난 1월 11일 일라이 릴리는 N3pG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도나네맙은 초기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76주 차 통합 알츠하이머 질환 평가 척도(iADRS) 변화에서 플라시보 대조군 대비 32%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2차 평가 지표인 알츠 하이머 인지기능 평가 검사(ADAS-Cog13), 일상 생활 수행능력 검사(ADCS-iADL),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등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는 못했지만, 플라시보 대조군 대비 모든 2차 평가 지표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아밀로이드 영상 스캔을 통해 평균 108센틸로이드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를 보이던 환자군이 도나네맙 투여 후 76주 차에 평균 84센틸로이드가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25센틸로이드 미만은 알츠 하이머 음성으로 간주한다. 신약으로 의미있는 결과다. 오는 3월 7일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여부와 3월 둘째주 도나네맙 임상 2상 전체 결과 발표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관련 이벤트들이 있다.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실패해온 만큼 도나네맙의 이번 임상 결과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당뇨병 신약 결과 발표도 이어져

지난해 12월 9일 일라이 릴리는 제2형 당뇨병 파이프라인 터제파타이드의 첫 번째 임상 3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터제파타이드 최고 용량(15mg)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40주 차에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2.07%, 체중이 11%(9.5kg) 감소했다. 터제파타이드 투여군의 약 90%가 당화혈색소 기준인 7% 미만을 충족했다. 특히 터제파타이드 최대 용량을 복용한 절반 이상이 당화혈색소 5.7% 미만을 달성했다. 매우 고무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부작용에 따른 치료 중단율은 7% 미만에 불과했다.

터제파타이드는 2018년부터 제2형 당뇨병 적응증으로 5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19년부터 비만 적응증으로 4개의 임상 3상, 비알코올성지방 간염(NASH) 적응증으로 1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내 터제파타이드 제2형 당뇨 임상 3상 추가 데이터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데이터는 올해 또는 내년 주요 학회에서 공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치료제 R&D 모멘텀 유효

지난해 11월 9일 FDA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일라이 릴리와 앱셀레라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밤라니비맙은 코로나19 감염 초기 및 경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하지 않은 65세 이상 성인 환자 및 12세 이상 소아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중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일라이 일리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포기했다.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지난 1월 21일 일라이 릴리는 국제학술지 <자마(JAMA)>에 코로나19 경증에서 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밤라니비맙 임상 결과를 게재했다. 이번 임상에서 577명의 경증~중증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밤라니비맙 단독 투여군,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 병용 투여군, 플라시보군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이었다.

1차 평가지표는 밤라니비맙 투여 11일째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부하의 감소 여부며, 밤라니비맙 단독 700mg(101명), 2800mg(107명), 7000mg(101명) 투여군이 각각 -3.72, -4.08, -3.49의 바이러스 부하 변화를 보였다. 플라시보군(156명) -3.80 대비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다만 밤라니비맙 2800mg과 에테세비맙 2800mg 병용(112명) 투여군은 -4.37로 플라시보군 대비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며 병용 치료제로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일라이 릴리는 또 다른 임상 예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에서 밤라니비맙을 코로나19 감염 예방 목적으로 투여했을 때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췄음을 확인했다. 이번 임상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요양원 거주자 299명과 요양원 직원 66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밤라니비맙이 투여된 피험자들에게서 8주 차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57% 줄었다.

특히 밤라니비맙이 투여된 요양원 거주자들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8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원 거주자 299명 중 플라시보군 4명에게서만 사망자가 발생했다. 밤라니비맙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을 보완하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치료제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생겼다. 밤라니비맙이 코로나19 병용 치료제 및 감염 예방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 바이오 기업] 알츠하이머·코로나 치료제로 한발 더 도약하는 일라이 릴리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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