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CJ헬스케어 인수후 사명 변경
위식도역류 신약 케이캡 국내 매출 1000억 전망
年 3조원 중국 시장 등 해외 진출에도 속도

자체 개발 바이오 신약 잇달아 임상 돌입
한번 접종으로 2가 수족구백신 개발
오송에 수액 新공장…年 1억개 국내 '최대'
HK이노엔, 신약 파이프라인만 20여개…세포 치료제로 확장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균형 잡힌 제품군(포트폴리오)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인 ‘케이캡’ 매출이 올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치료제, 항암제, 항생제, 수액제 등 200여 개의 다양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만성질환 분야 제품군이 다양해 코로나19 등에도 취약하지 않다. 여기에 숙취해소 제품인 컨디션과 헛개수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제품군도 있다. 한국콜마가 인수한 이후엔 백신 유통과 신약 개발 등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캡 블록버스터 의약품 눈앞
이 회사는 작년 4월부터 기존 사명이었던 CJ헬스케어 대신 HK이노엔이란 사명을 쓰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신약 개발 등에 강점이 있는 전통의 제약회사다. 창업한 지 37년이 됐다. 2018년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사명을 유지해왔으나 CJ와의 계약 만료로 새 이름을 찾았다. 사명은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과 ‘새로움(new)’, ‘연결(and)’, ‘미래(next)’ 등의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

HK이노엔은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신호탄은 2019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으로 허가받은 케이캡이 쏘아 올렸다. 한국의 30호 신약이다. 케이캡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방식으로 신약으로 개발됐다. 기존 약과 달리 식전, 식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데다 약효 지속 시간이 길어 야간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출시 5개월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엔 725억원어치가 처방됐다. 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1위에도 올라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올해엔 매출 1000억원을 넘겨 국산 신약 블록버스터에 오를 전망”이라며 “일선 병원에서 약효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 뤄신에 9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된 바 있다. 뤄신은 지난해 4월 중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역류성 식도염 신약으로 허가 신청을 했다. 뤄신은 내년 1분기 중국 시장에 케이캡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크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집중 육성
후속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20여 개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임상 1상 시험 중에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은 유럽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피에서 추출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배양해 특정 암세포와 결합하도록 만든 뒤 환자 몸속에 투입하는 방식의 항암제다. 이 시장은 2025년 11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게 HK이노엔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폐암 등 고형암이나 혈액암 치료제 중심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전용 연구개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전문 인력도 뽑았다. 여기에 해외 기업의 물질을 이전해오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기존 합성의약품 신약과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바이오헬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백신 판권 확보해 매출 1400억원 늘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관심이 높아진 백신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HK이노엔은 2018년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백신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았다. 현재 한 번 접종으로 두 개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2가 수족구백신을 개발 중이다.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개발에 성공하면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2가 수족구백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보장된 백신 판매권도 늘리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11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지고 있던 MSD 백신 4종과 GC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던 MSD 백신 3종 등 7종의 MSD 백신 판권을 모두 확보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MSD 백신 7종의 지난해 매출은 1415억원에 달한다. HK이노엔의 순수 매출이 이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HK이노엔은 이전까지 글로벌 제약사의 판권을 한 개도 갖고 있지 못했다.
수액, 연 1억 개 생산 가능
기존에 강점을 보인 수액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HK이노엔은 JW중외제약 등과 함께 국내 3대 수액제 제조기업이다. 생리식염수, 포도당 등 기초수액제 및 영양수액, 특수수액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수액사업 강화를 위해 충북 오송에 수액 신공장을 짓고 생산 규모를 늘렸다. HK이노엔의 수액 신공장은 연 5500만 개(bag)의 수액제를 생산할 수 있다. 총 1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오송 수액 신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기존 공장과 함께 연 1억 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숙취해소음료 ‘컨디션’과 갈증해소음료 ‘헛개수’ 등 기존 주력 제품 외에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도 내놓았다. 비타민C, 스피룰리나, 유산균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에 법인을 설립하고 1만여 개가 넘는 약국 및 편의점에 ‘컨디션’ 브랜드의 베트남용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

연평균 15%씩 성장 중인 병원용 더마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HK이노엔의 제약사업 노하우에 한국콜마의 세계적인 화장품 기술력을 합쳤다. 탈모·두피케어 전문 브랜드 ‘스칼프 메드’도 내놓았다.

HK이노엔은 연내 상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상장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의 시가총액이 1조5000억~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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