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형 염색약, 화장품처럼 예쁜 약통…
한국콜마종합기술원, 흩어진 11개 연구소 모아 藥·화장품·식품 시너지 극대화

“쫀득쫀득하네. 이게 젤리야, 염색제야?”

지난해 홈쇼핑에서 인기를 끈 더마클라센의 ‘젤리세럼 염색제 프로틴50 헤어컬러’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개 이랬다. 젤리처럼 흘러내리지 않는 염색제에 소비자들은 환호했고, 홈쇼핑업체들은 앙코르 방송을 준비해야 했다.

이 제품을 만든 업체는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분야의 최강자로 꼽히는 한국콜마. 혼자 염색할 때 염색약이 흘러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식품업체들이 젤리를 만들 때 쓰는 ‘점증 기술’(성분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화장품에 적용했다. 화장품을 만드는 한국콜마가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기술을 차용해 히트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콜마종합기술원, 흩어진 11개 연구소 모아 藥·화장품·식품 시너지 극대화

한국콜마종합기술원이 출범 2년차를 맞으며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간 영역과 경계를 허문 융합기술 시너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콜마그룹은 2019년 전국에 흩어진 11개 연구소를 서울 내곡동 종합기술원에 한데 모았다.

융합기술 시너지는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나왔다. 한국콜마는 어리연꽃, 해바라기, 월귤, 별꽃 등 천연식물소재를 추출해 화장품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융합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신소재 ‘파이톡신’을 개발했다. 한국콜마는 이뿐만이 아니라 수입에만 의존했던 18개 화장품 소재를 국산화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했던 아미노산 유래 계면활성제를 비롯해 미국산 합성인지질 원료, 독일산 발효 원료, 싱가포르산 천연색소 등을 국산화했다.

HK이노엔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의 용기는 화장품 디자인을 빌려온 사례다. 한국콜마 제품의 패키지 개발부터 디자인을 담당하는 한국콜마 패키지스튜디오의 작품이다. ‘내용물 보관’이란 용기 본연의 목적을 지키는 건 기본. 여기에 화장품 용기의 감성을 더했다. 그러다 보니 ‘화장품처럼 예쁜 약통’이란 소비자들의 찬사가 뒤따랐다. 뉴틴의 용기 디자인은 ‘건강을 쌓다’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제품을 하나씩 쌓아올릴 수 있는 ‘스택업(stack-up)’ 구조로 개발해 보관기능도 끌어올렸다.

패키지스튜디오는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플라스틱 화장품 튜브를 대체하는 종이 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종이 튜브는 플라스틱을 쓸 수밖에 없는 뚜껑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종이로 만들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융합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1990년 창립 이래 직원의 30% 이상을 연구원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연 매출의 5% 이상을 신소재, 신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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