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증상 없는 췌장암, 당사슬 포집해 진단한다

중앙대·동국대·서울과기대, 당사슬과 결합하는 나노입자 개발

한국연구재단은 중앙대 최종훈·동국대 김교범·서울과기대 구형준 교수 연구팀이 췌장암세포 표면의 당사슬을 포집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숨은 장기라 불리는 '췌장'은 암으로 악화해도 자각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췌장암 표적 치료와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질병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생물학적 지표)로 엑소좀(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주머니)이 쓰인다.

암세포는 엑소좀을 성장과 전이, 치료 회피 등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좀 유래 인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 등 개발이 시도됐지만, 암 특이적 인자를 꾸준히 발굴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엑소좀 표면의 당사슬(탄수화물이나 당이 사슬 구조로 이어진 것)을 매개로 엑소좀을 포획, 췌장암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엑소좀에 발현된 특정 당사슬과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렉틴)로 둘러싸인 나노입자를 설계, 엑소좀 포집에 성공했다.

실제 췌장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과 엑소좀을 이용해 췌장암 진행 정도와 엑소좀 포집 농도 간 상관관계를 검증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종훈 교수는 "당사슬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 나노입자를 이용해 전이상 췌장암 여부까지 알아낼 수 있다"며 "암 진단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지난 6일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