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납입 등 규제로 기업가치 하락 불가피
중국 앤트그룹 상하이 사무소 앞. 사진=연합뉴스

중국 앤트그룹 상하이 사무소 앞. 사진=연합뉴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이끄는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이 금융지주 회사로 전환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관리감독을 받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당국의 규제를 비판했던 마윈이 사실상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사가 되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해 사업에 제약이 크다. 당초 앤트그룹은 자회사 중 하나를 금융지주사로 만들고, 모회사인 앤트그룹을 당국의 감독을 받아야하는 금융업체가 아닌 정보기술(IT) 업체로 바꿔 운영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11월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340억달러(37조6000억 원)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계획도 이같은 구상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상장 직전 마윈은 "중국 당국의 금융 정책은 '전당포 방식'"이라고 비판했다가 상장 계획이 전면 중단됐다.

당시 행사장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 은행장 등을 비롯해 중국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를 두고 마윈이 중국 정부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정부 비판 이후 마윈은 앤트그룹 경영진과 함께 금융 당국에 불려가 면담을 받았다. 정부 당국은 또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마윈은 공개석상에 자취를 감춰 실종설까지 돌다 석달 만인 지난 20일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앤트그룹의 사업개편안에 따라 금융지주사로 운영되면 당장 상장 계획 등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금융지주사로 막대한 자본금을 납입하는 등 각종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앤트그룹이 제출한 사업개편안은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FSDC)의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설 연휴 이전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업개편안 확정시 수익과 성장이 제한돼 기업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 등으로 최근 앤트그룹의 가업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를 1080억달러(약 120조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앤트그룹이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평가 받은 기업가치 3200억달러(악 356조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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