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배우고 취업하면 갚으세요"…코드스테이츠, 후불제 코딩 교육
경희대에서 문화관광콘텐츠학을 전공했다. 개발자를 꿈꿨지만 쉽지 않았다.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코딩 부트캠프(신병훈련소)에 참가했다. 이곳에서 무료로 교육을 받고 취업한 뒤 다달이 수강료를 갚아나가는 ‘소득 공유형’ 교육 방식을 처음 접했다. 김인기 대표(사진)가 코드스테이츠를 차린 계기다.

코드스테이츠는 소득 공유를 기반으로 한 코딩 교육 기관이다. 수강생은 12~72주에 이르는 교육 기간 동안 무료로 수업을 듣는다. 대신 교육을 마치고 취업한 뒤 1~2년간 수강료를 갚아나간다. 다달이 월급의 12~17%를 떼어가는 방식이다. 수강 기간 동안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소득 공유형 모델은 수강생에게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소득이 없는 교육 기간 동안 수강료 부담이 없다. 잠재력이 있음에도 수강료 부담으로 교육을 포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교육을 받으면 구직 기회도 많아진다. 교육기관으로선 수강생의 취업률이 높아야 수강료 회수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코드스테이츠는 기업이 원하는 실무교육을 강화하면서 수강생과 기업 간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코드스테이츠 수강생의 6개월 내 취업률은 90%. 코드스테이츠 출신 인재들은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쿠팡, 우아한형제들, 왓챠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득 공유 모델을 수강생뿐만 아니라 채용 기업에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헤드헌터에서 인재를 추천받아 채용하면 수수료 명목으로 연봉의 일정 비율을 일시불로 지급한다. 코드스테이츠는 수수료를 일시불로 받는 게 아니라 다달이 조금씩 나눠 받는 모델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은 채용한 인재가 중도에 퇴사하더라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드스테이츠의 목표는 사람의 미래와 잠재력에 투자하는 ‘휴먼 캐피털 투자회사’다. 김 대표는 “사람 자체에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사람에게 투자하고 이들이 성공하면 수익을 나눠 갖는 ‘위-윈(We Win)’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최근 사람의 미래와 잠재력에 투자하는 토큰을 발행했다. 첫 타자는 김 대표 자신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인기토큰($INGI)’을 내놨다. 이 토큰을 구입한 투자자는 김 대표의 성장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코드스테이츠의 교육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공지능(AI), 그로스마케팅, 프로덕트매니저(PM) 등 4종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