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왓패드 6532억에 사들여
외부 법인 투자로는 역대 최대
급성장하는 OTT시장 겨냥

월 1억6000만명 이용하는
글로벌 '콘텐츠 강국'으로 도약
네이버가 세계 최대 웹소설 유통업체인 캐나다의 ‘왓패드’를 인수한다.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를 확보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투자도 그동안 네이버의 주요 투자 전략 중 하나인 ‘글로벌 공략’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1위 웹소설 업체 인수
'웹툰 1위' 네이버, 세계 1위 웹소설 인수

네이버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왓패드 지분 100%를 6532억505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네이버의 역대 최대 외부 법인에 대한 투자 규모다. 2006년 설립된 왓패드는 세계 각국에서 9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웹소설 유통 서비스다. 500만여 명의 작가가 쓴 10억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월 사용 시간은 230억 분에 달한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스토리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즐겁게 하려는 왓패드의 비전이 네이버의 비전과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왓패드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웹툰에서 이미 효과를 본 수익 모델을 웹소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2013년 유료로 웹툰 보기와 광고·지식재산(IP) 사업으로 이어지는 작가 수익 공유 체계인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듬해에는 영어, 중국어 등 해외 서비스를 시작해 웹툰을 글로벌 산업으로 키웠다. 왓패드에서 검증된 웹소설은 웹툰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재혼황후’ ‘전지적독자시점’ 등 웹소설 바탕의 웹툰을 내놓기도 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국내 작가들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둔 것처럼 이번 투자로 국내 웹소설 작가들의 해외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산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웹툰과 웹소설 유통 부문에서 모두 1위 사업자가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왓패드와 네이버의 웹툰 유통 서비스의 글로벌 월간 순 사용자(MAU)는 1억6000만 명에 달한다. 글로벌 10~20대 이용자에 대해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인 ‘Z세대’라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 웹툰 서비스의 주요 이용자도 10~20대다.
OTT 시장이 핵심 타깃?
'웹툰 1위' 네이버, 세계 1위 웹소설 인수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노리고 네이버가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 이야기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OTT 플랫폼은 늘어나는데 사용자가 좋아하는 독점 콘텐츠 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OTT 시장에서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유통된 원작으로 만든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인 ‘스위트홈’은 지난달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도 8위를 차지하는 등 2200만 이상의 넷플릭스 유료 구독 가구에서 시청했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K팝 커뮤니티 플랫폼인 ‘브이라이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SM의 인기 K팝 가수들을 영입해 글로벌 K팝 팬들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포석이다. 작년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한 것도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차원이다. 네이버의 웹툰 IP를 CJ의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로 양측이 손잡았다.

네이버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 공략 외에도 ‘첨단 기술 확보’(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 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 등)와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공략’(YG엔터테인먼트 투자, 왓패드 인수)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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