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진섭 바이넥스 CMO 사업실장, 임승호 GC녹십자 부사장.
왼쪽부터 조진섭 바이넥스 CMO 사업실장, 임승호 GC녹십자 부사장.
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 경쟁 업체인 GC녹십자바이넥스가 업무협약(MOU)을 맺은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생산하고 있는 바이넥스 충북 오송 공장 제품의 완제 공정을 녹십자가 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녹십자 입장에선 코로나19 백신에 더해 코로나19 치료제 CMO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단 전망이다.

11일 CMO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바이넥스 오송공장에서 생산된 바이오 의약품의 완제 공정 일부를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GC녹십자는 최근 완제 공정 C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완제 공정이란 생산된 의약품을 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이나 주사기에 충전하는 등의 과정을 말한다.

GC녹십자는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 신축한 통합완제관이 있다. 이 공장은 GC녹십자가 분산된 완제공정을 일원화 한 생산시설이다.

바이넥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위탁생산(CDMO)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넥스는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공장에 총 생산량(배양액) 1만2000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원액은 송도와 오송에서 모두 생산할 수 있지만 완제 공정은 송도에서만 할 수 있다. 오송 공장은 바이넥스가 바이오 의약품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 2015년 9월 한화케미칼의 오송 바이오 생산공장을 6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배양약 기준 7000L 규모다. 이 공장에선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CT-P59'도 생산하고 있다.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송 공장에서 만든 원액에 대한 완제를 해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녹십자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다. 오창 공장은 기획단계부터 자체생산 품목과 함께 CMO 물량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전 공정이 자동화 시설로 설계돼 수주가 늘어날때마다 큰 비용 지출없이 이익이 쌓이는 구조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완제 공정을 맡는다는 의미도 있다.

CMO 업계에선 미국 노바백스 백신 수입 계약을 한국 정부가 조만간 맺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8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다. 다만 이 제품을 한국에 들여올지 등에 대해선 별도 발표가 없었다. CMO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노바백스 CMO 수주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완제 공정 역시 부족해 녹십자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