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2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8일 발표한 4분기 잠정실적에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스마트폰 및 무선 사업을 담당하는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을 2조원대 중반으로 예상한다. 전년 동기(2조5170억원)와 비슷하지만 직전 분기(4조4430억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수치다.

작년 3분기엔 제품 판매량이 8150만 대에 달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엔 판매량이 6000만 대 수준으로 줄면서 영업이익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1분기에 갤럭시S 시리즈, 3분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했다. 4분기는 출시 효과가 떨어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작년 4분기는 여기에 애플이 예년보다 1개월가량 늦은 10월 신제품 아이폰12 시리즈를 내놔 IM부분 실적엔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선 올 1분기에 IM부문 실적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5일 0시(한국시간) 갤럭시S21 시리즈 공개와 이달 중 글로벌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다. 예년보다 일정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애플 아이폰12를 견제하고, 미국의 무역제재로 쪼그라든 화웨이의 빈자리를 파고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가격도 공격적으로 책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1 출고가는 삼성전자 5세대(5G) 전략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99만원대로 정해질 전망이다. 갤럭시S21을 시작으로 폴더블폰 라인업 확대, 중저가 제품 다변화 등을 통해 올해 출하량 3억 대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출하량 3억 대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출하량은 2억5490만 대로 추정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작년보다 커진다면 삼성전자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며 “화웨이 공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