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평 나이벡 대표(오른쪽)과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왼쪽)이 서울 종로구 나이벡 본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정종평 나이벡 대표(오른쪽)과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왼쪽)이 서울 종로구 나이벡 본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나이벡 주가는 작년 말 가파르게 올랐다. 약물을 세포 안에 넣는 플랫폼 기술과 항암 신약 등
이 회사의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주목을 받으면서다. 암 예후진단 기술을 개발 중인 진단회사 젠큐릭스의 조상래 대표가 나이벡의 정종평 대표에게 궁금한 점은 무엇일까. 이들의 대화를 담아봤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기능적 최소 단위다. 이를 조합해 다양한 약물을 만들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나이벡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갈 수 있기 위한 표적활성 성분(targeting moiety)을 붙인 약물을 개발 중이다.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펩타이드 조합 기술도 갖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조상래 대표(이하 조)
회사의 사업 구조가 이상적입니다. 신약 개발과 함께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는 치과 골이식재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정종평 대표(이하 정)
제가 서울대 치대 교수 시절인 2004년 설립했을 당시엔 서울대 벤처기업이었습니다. 창업 초기 펩타이드로 할 수 있는 여러 사업 영역을 들여다봤습니다. 치과 정형 분야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해당 분야 연구를 지속한 끝에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다른 바이오 벤처에 비해 자금 등에서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엔 코로나19로 치과 부문 매출이 정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중국 식약청(CFDA)으로부터 치과용 골이식재 판매 허가를 받아 매출이 늘어날 예정입니다. 올해와 내년엔 더욱 좋아집니다. 2023~2024년엔 연 300억~4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입니다. 신약 개발 비용을 어느 정도 댈 수 있습니다.

나이벡의 주 전공은 펩타이드 활용한 신약 개발


같은 사업가 입장에서 부럽습니다. 이같은 사업 구조를 갖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치과 부문에서 매출이 나오다보니 주가를 올리기 위해 신약 개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장의 오해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중심은 펩타이드를 활용한 신약 개발입니다. 그래서 치과 재료 판매를 위한 영업 직원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수익이 덜 나더라도 위탁 판매를 합니다.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서죠.
(신약 개발 연구 총책임자(CTO)인 박윤정 전무 역시 서울대 벤처 시절 합류한 멤버다. 서울대 치대 교수, 미국 미시간대 연구교수 출신인데, 펩타이드를 통한 약물전달이 주 전공분야다.)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군요.


2011년 기술특례상장 당시에도 펩타이드 기술력을 인정받아 상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종평 나이벡 대표 / 사진=김범준 기자

정종평 나이벡 대표 / 사진=김범준 기자

중국 시장 진출한 골이식재 사업


우선 치과용 골이식재 사업을 간단히 짚고, 신약 개발 부문으로 넘어가보죠. 골이식재가 무엇입니까.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뿌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게 골이식재입니다. 세계 1위 임플란트 전문 회사인 스위스 스트라우만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도 스트라우만과 함께 진출했습니다. 여기에 골이식재와 함께 쓰이는 콜라겐 시판도 앞두고 있습니다. 골이식재와 함께 치과용 콜라겐 재료를 함께 만드는 회사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합니다. 영업이익률도 30% 안팎에 달합니다.


충북 진천에 생산공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장을 두고 자체 생산을 하는 게 바이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쉽지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규제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16년 정도 사업을 하다 보니 이제야 좀 노하우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박윤정 전무(이하 박)
진천 공장은 펩타이드 의약품의 대량 생산도 가능합니다. 공장이 없을 당시 펩타이드 의약품을 만들어달라고 다른 회사에 요청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직접 공장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10억원 정도를 요구하더라고요. 대량 생산이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나이벡만의 세포투과 전달 플랫폼이란


이제 본격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볼까요. 파이프라인이 여섯 개나 됩니다.


다들 많다고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연구자 임상도 있고, 다른 회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부분도 있어서 괜찮은 수준입니다.


플랫폼 기술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회사만의 세포투과 전달 플랫폼(CPPs·Cell Penetrating Peptides)을 갖고 있습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너무 커서 세포 안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을 세포 안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만들었죠. 제가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
을 할 때 주로 연구했던 분야입니다.


임상 단계는 어떤가요.


전임상이 많습니다. 사실 펩타이드를 활용한 약물 전달 기술을 오래 연구했지만 표적에 정확히 도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약물이 암세포 등 표적이 아닌 곳에 도달했기 때문이죠.
몇 년 전 특정 위치에 표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한 뒤부터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대상을 타깃하는 작용 기전에 대해서 좀 알고 싶습니다.


암세포 타깃을 가정하면 나이벡의 약물은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표적활성성분과 세포 투과 펩타이드, 그리고 항체 바이오의약품 등입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 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표적활성성분이 암세포에 잘 정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표적활성성분이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표적에 나와 있는 바이오마커와 잘 달라붙습니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분자들을 발견하고 이에 붙는 물질을 만든 겁니다. 해당분자의 이름을 따로 밝히기 어렵습니다. 특허로 모두 묶어 놨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목적지에 도달하면, 작은 크기의 펩타이드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거군요.


맞습니다. 세포 투과 펩타이드가 세포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여기에 연결된 의약품이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 / 사진=김범준 기자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 / 사진=김범준 기자

NIPEP-TPP 대장암 정복할 수 있을까


경구형 제형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네요.


대장암 치료제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등을 경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장암 치료제는 KRAS 돌연변이 단백질을 직접 표적하는 항암제입니다.


저도 암 진단 관련 사업을 하다 보니 관심이 많았던 분야입니다. 현재 KRAS 돌연변이 단백질 정확하게 표적하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상 시판되고 있는 약은 없습니다. 대장까지 약물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목표점에 정확하게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운이 좋으면 대장에 도달하기도 하지만 암세포에 정확하게 닿지 못합니다. NIPEP-TPP는 대장까지 남아 대장에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습니다. (나이벡은 작년 5월과 9월에 이 같은 검증 결과를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글로벌 제약사에 보냈다.)


기술수출도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결과도 1월 중에 나옵니다. 올 상반기엔 기술수출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년에 시장에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파이프라인도 좋다는 평가가 있는데 단기적인 목표가 있나요.


세상의 모든 이치가 사실에 의해 증명되듯이 하나하나 보여주면 됩니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갑자기 오르는 것도 날개가 없으면 추락하듯이 우리의 기술력을 천천히 보여줄 겁니다.
우리 회사는 주가가 3000원까지도 내려가봤습니다(1월 6일 현재 4만3600원). 추락하는 게 무엇인지도 알죠. 천천히 기다릴 예정입니다. 다만 올해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좀 있을 겁니다.


욕심이 없다고 하면 주주들이 별로 안좋아하십니다.(웃음)


결국 내려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생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주가가 내려가는 건 막을 겁니다.(웃음)


작년에서야 약물 전달 플랫품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주목을 받았는데, 이전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을 개발하는 여러 회사들이 있다 보니 서로 경쟁하고 차별화를 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과 비교하는 게 큰 의미가 없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목표만 명확히 제시하고,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우보천리의 철학으로


나이벡의 경영철학이 느껴집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의 개념입니다. 학문이나 과학 측면에서 보면 신약 개발이라는 게 오래 걸리는 게 당연합니다. 치주염은 1970년부터 미국 등에서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가깝게 가는 데 만족을 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와 같은 신조로 경영을 할 겁니다. 회사를 가족에게 맡기지 않고, 결국 사회에 돌려줄 겁니다. 자식에게도 물려줄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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