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의 선택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통신 3사가 월 3만~4만원대의 중저가 요금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5G 품질 논란과 요금 인하 압박을 의식한 행보다. 기본 제공 데이터양이 적은 데다 결합 할인 등이 제외되는 경우도 있어 ‘생색내기’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U+도 5G 요금 인하 참전

5G폰 통신료 줄줄이 인하…KT 이어 LGU+도 4만원대
LG유플러스는 4만~5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2종(5G 슬림+, 5G 라이트+)을 출시한다고 5일 발표했다. 신설되는 ‘5G 슬림+’ 요금제는 월 4만7000원에 5G 데이터 6GB(기가바이트)를 쓸 수 있다. 데이터 제공량 소진 후에는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문자와 통화는 무제한 제공한다. 오는 11일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기존 ‘5G 라이트’ 요금제는 29일부터 ‘5G 라이트+’로 개편된다. 요금은 5만5000원으로 유지되지만 5G 데이터 월 제공량은 기존 9GB에서 12GB로 늘렸다. GB당 4583원꼴이다. LG유플러스는 5만원대 이하 5G 중저가 요금제 중 데이터당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기본 데이터 소진 시에는 1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할인 혜택도 그대로 적용된다.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제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5G 슬림+ 요금제는 월 3만5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5G 라이트+ 요금도 월 4만1250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추가로 가족결합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생색내기’ 비판도

5G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은 건 LG유플러스가 처음은 아니다. 작년 10월 KT가 가장 먼저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5G 중저가 요금제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당시 KT는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5GB(소진 시 400Kbps 속도)를 제공하는 ‘5G 세이프’와 월 6만9000원에 110GB(소진 시 5Mbps 속도)를 제공하는 ‘5G 심플’ 요금제 2종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신청했다. 월 3만원대, 월 5만원대 요금제다. 월 6만원대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요금제의 수용 여부는 13일 안에 결정된다.

통신 3사가 중저가 5G 요금제를 내놓는 배경은 따로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하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도 지속적으로 5G 요금제 인하를 압박해왔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저렴한 5G 요금제 출시가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만~4만원대 요금제에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가 5~9GB 수준에 불과해 5G의 핵심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 소진 시 적용되는 속도도 최저 400Kbps로 터무니없이 느리다.

일부 요금제에서 각종 할인 혜택을 빼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는 결합 할인이 불가능하다. 상당수 가입자가 가족 결합이나 인터넷 상품 등과의 결합으로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저가 요금제의 가입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요금제의 혜택이) 결합 상품 이용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이용자 차별적 요금제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알뜰폰업계의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뜰폰의 5G 요금제와 통신 3사의 중저가 요금제가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를 반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