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주가 부양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여러 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담팀까지 꾸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가치홍보팀’이라는 이례적인 이름의 홍보조직을 신설했다. KT의 시장가치, 즉 수익성 기반의 실질 가치를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자는 취지로 꾸린 전략홍보 조직이다. 주가 부양은 구현모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중요하게 내세운 목표 중 하나다. 구 대표는 올해 3월 취임하면서 약 1억원어치(5234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선언했다. 임원 100여 명도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 내세운 목적은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다. 이런 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건 2009년(5000억원) 후 처음이다.

이런 시도는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KT 주가는 1만9000원대에서 2만원대 중반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아직도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게 KT 측의 판단이다. KT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2만5300원으로 작년 말 가격(2만7000원)을 밑돌고 있다. 3만원대를 넘었던 2018년 말에 비하면 17%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구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 간담회에서 “기업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통신 사업의 견고한 입지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돼야 한다는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불만족’을 해소하려면 KT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 들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데다 무선통신 전체 가입자 수 점유율도 작년 말 26.3%에서 지난 10월 24.7%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5G 요금 인하 압박에 대응하고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도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동원할 만한 주가 부양 카드를 대다수 사용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좀 더 본질적인 승부수가 필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