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5G 논쟁 무의미…나라마다 주파수 여건 달라"
“5세대(5G) 이동통신 방식과 주파수를 두고 어떤 것이 진짜, 어떤 것은 가짜라고 따질 수 없습니다. 5G는 폭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됐습니다.”

국제이동통신 표준화 협력 기구(3GPP)에서 무선접속네트워크 기술분과(TSG RAN)를 맡고 있는 발라즈 버테니 의장(사진)은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5G 속도 논란’과 관련해 14일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3GPP는 이동통신과 관련된 국제 표준을 만들기 위해 통신사, 단말기·통신장비 제조사 등 700여 개 기업·기관이 모인 단체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5G는 400메가헤르츠(㎒)부터 60기가헤르츠(㎓)까지 활용할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나타나는 성능의 차이는 무선 주파수 전파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통신 3사는 현재 3.5㎓ 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미국 버라이즌은 28㎓ 대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버라이즌의 5G 서비스 속도가 더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짜 5G’ 논란이 일어난 배경이다.

버테니 의장은 “5G는 커버리지 확보에 용이한 1㎓ 이하 저대역과 커버리지 및 용량 둘 다 확보를 위한 중대역(3.5㎓), 밀집지역에서의 용량 확보를 위한 고대역(26~29㎓)을 모두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국가마다 5G 구축 과정과 여건은 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고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5G 전국망 구축은 비현실적”이라며 “28㎓는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서 고밀화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 통신사들이 고대역 기반 5G 구축에 앞장선 것은 바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들어 중대역, 저대역을 5G에 잇따라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5G 표준 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버테니 의장은 “한국은 더 빠른 통신망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빠른 속도로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며 “글로벌 표준 조기 확립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