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이 생산시설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증설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성과를 내년에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씨젠, 올 매출 1조원 넘었다…"내년 생산설비 2배 이상 확충"
씨젠은 내년 1분기에 진단제품의 최대 생산능력을 연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매입한 경기 하남시 1만752㎡ 규모 부지에 내년 1분기 내 생산시설 5곳의 증축을 마칠 계획이다. 증축 완료 시 연간 2조원 규모였던 진단제품 생산능력은 5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업무 효율화를 위한 부서 재배치도 이뤄진다. 이 회사는 임대차 계약을 맺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KT 송파빌딩 12개 층을 행정동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빌딩은 내년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사옥 두 곳은 연구동으로 재정비된다. 이 회사는 통상 3~6시간이 걸리는 PCR 검사 시간을 최소화하고 핵산 추출과 유전자 증폭 과정을 통합한 자동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씨젠은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분자진단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분자진단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감염병 방역과 신드로믹 검사에서 분자진단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신드로믹 검사는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병원체를 한 번에 검사하는 증상 기반 검사법을 뜻한다. 이 회사는 최대 25개 유전자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다중진단 기술을 보유 중이다.

진단키트 외에 진단장비 매출이 함께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포함해 자궁경부암, 성 관련 감염증,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한 150종의 분자진단키트를 구비하고 있는 만큼 장비 판매가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씨젠은 올해 매출이 1조원을 초과했다고 이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씨젠이 올해 1조원대 매출,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