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코젠은 리히텐슈타인에 본사를 둔 라이산도와 엔돌라이신 상처 치료제 '아티리신(ARTILYSIN)' 기술이전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약 10억원이고, 순매출의 6.25%를 경상기술료(로열티)로 지급한다.

아미코젠은 지난 수년간 라이산도와 협력해 그람음성균 표적의 고생산성 균주 개발과 발효 및 정제법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아티리신을 기술이전받아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시아(태국 제외)에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또 향후 라이산도가 필요한 엔돌라이신을 생산 및 공급키로 했다.

아티리신의 주성분인 엔돌라이신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저항성 균주(슈퍼박테리아)를 직접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 유래의 효소다. 항생제 내성균에 기인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대안으로 알려지고 있다.

슈퍼박테리아 치료제로서 엔돌라이신의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는 박테리오파지 계열 물질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아미코젠과 라이산도는 내년 엔돌라이신의 세계 시장 규모를 연간 79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라이산도는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에 대해 유럽 허가를 취득한 아티리신 제제를 비롯해, 260여개의 관련 특허를 갖고 있다.

박철 아미코젠 효소·바이오제약사업본부장은 "현재 아미코젠은 세계적인 수탁생산사(CMO)들의 엔돌라이신 생산성 대비 2배 이상 기술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엔돌라이신 단백질은 거래 가격이 g당 3000~5000달러의 고가며, 그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코젠은 엔돌라이신에 대한 수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이전받는 상처치료용 아티리신은 유럽에서 만성 창상, 만성 정맥부전, 하퇴 궤양, 정맥 다리 궤양과 같은 난치성 피부 질환 치료제로 유럽 판매허가를 받았다. 아미코젠은 2021년 내에 아티리신의 국내 임상을 완료하고 판매함과 동시에 자회사인 아미코젠차이나를 통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미코젠은 라이산도와 아미코젠의 엔돌라이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체 공장을 구축하기 전까지 국내 수탁생산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