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에 판호 발급
컴투스 등 국내 게임주 일제히 주가 강세
"다시 문 열린 것 아냐…오히려 규제 강화 움직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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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내 게임사인 컴투스(166,900 0.00%)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한 중국 외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가 발급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판호는 중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일종의 '허가권'입니다. 해외업체들은 외자판호를, 자국업체들은 내자판호를 받아야 게임을 정식으로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판호를 발급 받은 건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처음이라 드디어 '게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풀린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서머너즈 워는 2014년 6월 글로벌로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덕에 분기당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습니다.

시장도 반응했습니다. 판호 발급 소식과 함께 컴투스 주가는 당일 장중 20%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컴투스 외에도 중국 내 지적재산권(IP) 사업을 하고 있는 웹젠(38,800 0.00%), 위메이드(39,050 0.00%), 중국 업체에 블레스 IP를 빌려주고 판호를 받은 네오위즈(24,100 0.00%), 2017년 초부터 중국 시장에서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넷마블(121,000 0.00%)펄어비스(265,800 0.00%), '블레이드&소울2'를 준비 중인 엔씨소프트(970,000 0.00%)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그러나 게임업계에선 이번 컴투스에 대한 판호 발급을 계기로 중국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린 것 아니냐는 분석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한령을 전면 철폐했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추가 판호 발급이 이어져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업계에선 한한령 이후 첫 번째 판호 발급 대상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였다는 점도 한한령의 전면적인 철폐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꼽습니다.

그것은 중국 내에서 서머너즈 워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입니다. 이번 판호 발급은 컴투스 개별 기업의 노력에 따른 결과라는 겁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글로벌 e스포츠 리그인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은 2017년 이후 대회가 총 4번 열렸는데, 이중 중국 게이머가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중국 이용자들은 서머너즈 워를 안드로이드용 앱 설치파일인 'APK' 형태로 내려받아 그동안 우회적으로 이용해왔습니다. 컴투스 역시 중국 대표 선발전을 별도로 여는 등 현지에서 게임 이용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 노력해왔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자국의 이용자들이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게임을 허가함으로써 전면 개방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출근하는 베이징 시민들. 사진=AP

출근하는 베이징 시민들. 사진=AP

중국 정부가 최근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일환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애플의 iOS 운영체제 게임에 대해서도 판호 발급을 공식적으로 받을 것을 요청했으며, 판호 발급 없이 서비스 되는 게임은 앱마켓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동안 애플의 앱마켓에서는 별도의 판호 발급 없이도 게임을 정식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역시 iOS를 이용하는 게이머라면 우회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허가를 내주는 대신 나머지 게임에 대해서는 콘텐츠 다운로드에 대한 재질서를 만들려는 계획이란 설명입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은 최근 판호 발급 건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019년 186개의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했지만 올 들어 12월 현재까지 97개에만 판호를 발급해줬습니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콘텐츠 규제를 더 강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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