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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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상장기업 중 유일하게 해외에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 바이오 기업들과도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세계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내놓겠습니다.”

이병건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는 “뇌질환과 노화 치료제도 개발하는 세포치료제 기업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2014년 설립돼 지난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세포치료제 기업이다.

해외기업 M&A로 사업 확장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다른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보다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제넥신과 함께 지난해 2월 미국 바이오기업 아르고스테라퓨틱스를 인수해 합작법인인 코이뮨을 설립했다. 코이뮨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충족한 1858㎡ 규모 cGMP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코이뮨은 지난 4월 자회사를 통해 이탈리아 기업 포뮬라파마슈티컬스를 M&A했다. 포뮬라는 CAR-CIK 기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굵직한 업계 이력을 가진 이 대표의 네트워크 역량이 바탕이 됐다. 이 대표는 LG화학 센터장, 삼양사 초대 의약사업본부장을 지낸 뒤 미국 바이오 기업인 익스프레스제네틱스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바 있다.

GC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대표, 종근당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과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 있는 cGMP 시설에만 운영인력 35명이 있다”며 “2023년 나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코이뮨의 지분가치도 높아지고 있어 재원도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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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분리배양법으로 기술 차별화

발 빠른 해외 진출에는 기술상의 강점이 뒷받침됐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줄기세포 분리기술인 층분리배양법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를 보유 중이다. 대부분의 줄기세포 기업들은 지방세포를 원심분리기에 넣어서 지방과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있다.

하지만 원심분리 방식을 이용하면 다른 세포 일부가 줄기세포와 같이 섞인 채로 배양될 수 있어 균일한 순도의 치료제를 만들기 어렵다. 이 대표는 “원심분리 없이 몇 차례의 계대배양을 거쳐 확보한 줄기세포 군집(싱글콜로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을 확보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순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중등증 및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SCM-AGH’다. 12월에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1·2상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1억3000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등증 이상 환자 비율이 40% 수준이다. 사노피가 2017년 출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는 출시 3년 만에 연간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됐다. 다만 듀피젠트는 2주에 한 번씩 투약해야 하고 3만7000달러(약 4000만 원)에 달하는 연간 투약비용이 부담이다. 국내에선 올해부터 보험 적용을 받아 연간 580만 원 수준이면 투약이 가능하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6개월에서 1년마다 한 차례만 맞아도 듀피젠트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연구자 임상에서 아토피 피부염 평가지표인 EASI를 확인한 결과, 투여 후 38개월이 지나도 치료 효과가 지속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임상 1·2상에선 치료제에 들어가는 세포 용량을 코호트별로 다르게 해 평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 코호트에서 비슷한 효과가 드러나면 적은 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용량이 줄어들면 약가도 그만큼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중점 개발

SCM-AGH는 급성췌장염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현재 임상 2a상을 진행 중인데 모집 환자 32명 중 올해엔 16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진행한다.

이식편대 숙주질환(GVHD) 치료제인 ‘SCM-CGH’도 국내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VHD는 골수이식 시 면역거부반응으로 발생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조혈모 줄기세포 이식환자 중 약 50%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망률이 25%에 이른다. 경증인 경우엔 스테로이드 치료제가 쓰이지만 중증에선 국내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해외에선 얀센이 2017년 임브루비카에 GVHD 적응증을 추가해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다. 일본에선 2015년 JCR파마가 치료제를 내놓았지만 두 약 모두 연간 치료비용이 15만 달러(약 1억6400만 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층분리배양법으로 치료제의 순도를 높여 경쟁사 대비 4분의 1 용량으로도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연간 치료비용을 5만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행 중인 임상 2상은 올해 50여 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참가자 전원인 74명 모두에게 투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2상 이후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 2023년 판매할 계획이다. 대만 바이오 기업인 스테미넌트에서 라이선싱 계약으로 국내 개발 권한을 확보한 척수소뇌성 실조증 대상 동종 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도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해 2023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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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시트로 장기이식 생존율 높인다

조직공학을 통해 줄기세포를 이식 장기에 붙이는 셀시트형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말기 단계에 이른 만성 신장질환자의 경우 신장이식과 혈액투석 등의 치료법이 쓰인다. 미국에선 이식 사례의 4분의 3이 생체 이식이 아닌 뇌사자의 장기기증을 통해 이뤄진다. 뇌사자 이식의 10년 생존율은 생체이식에 비해 17%가량 낮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뇌사자의 신장에 줄기세포로 만든 셀시트를 붙이면 생체이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기이식 받은 환자의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향후 파킨슨병, 치매 등 뇌질환과 노화 치료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국내에 줄기세포 의료관광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며 “세포치료제를 맞으러 한국을 찾는 사례를 늘리면 의료관광을 산업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널 평가
해외 cGMP 시설 통한 세포치료제 CMO 사업 본격화
by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줄기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앞선 후보물질은 만성 GVHD 치료제다. 2022년 임상 2상 완료 후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해 2023년 시판이 예상된다. 자체 보유한 국내 GMP 시설을 포함해 코이뮨 설립을 통해 확보한 미국 cGMP 시설을 바탕으로 세포치료제 수탁생산(CMO) 사업 본격화가 기대된다. 사업 가치 역시 매출 본격화와 함께 부각될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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