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터스바이오톡스텍 등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들이 성장성 있는 초기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에 나서고 있다. CRO는 투자 수익을 얻고, 투자받은 신생 바이오 기업은 연구자금을 유치해 상생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일 바이오톡스텍에 따르면 회사는 엔지켐생명과학 우정바이오 지웰바이오 씨드모젠 아리바이오 등 5개 바이오 기업에 약 3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바이오톡스텍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세종벤처파트너스는 8개 펀드를 운용하며 1000억원 가량을 신생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가 투자한 80여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0여곳이 바이오 벤처라는 설명이다.

바이오톡스텍은 전임상 CRO 기업이다. 전임상 단계에서 안전성 검사를 수행한다. 전임상 CRO 기업은 안정성 검사와 유효성 검사를 수행하면서 될 성부른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정보를 초기에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능성 있는 초기 바이오 기업에 선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수용 바이오톡스텍 이사는 “회사에 안전성 검사를 의뢰하는 바이오 기업 중에는 좋은 후보물질을 가지고도 투자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마중물이 되고자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자회사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받은 기업들은 사업 자금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전임상 검사를 진행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톡스텍은 투자를 통해 수익도 내고 있다. 정 이사는 “엔지켐생명과학에 투자해 1800%의 수익을 냈다”며 “다른 회사들에서도 1년 만에 투자금의 2~3배 수익을 거뒀다”고 했다.

바이오톡스텍의 올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을 주당 6250원에 취득했다. 3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5만2354주 중 5만1354주를 팔아 차익을 실현했고, 1000주를 남겨뒀다.

정 이사는 “해외 CRO 기업인 찰스리버 코방스 우시 등도 신생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상생 효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신생 기업들과 자회사인 세종벤처파트너스를 연계해 투자를 돕고, 점차적으로 직접 투자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임상 CRO 기업인 노터스는 유효성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 9월말 기준 파미노젠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넥스트바이오메티컬 엑소코바이오 인벤티지랩 에빅스젠 등의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회사가 2017년부터 투자한 금액은 약 50억원이다.

노터스가 투자한 신생 바이오벤처 중에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도 있다. 에빅스젠 엑소코바이오는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노터스는 초기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며 “회사와 투자자, 신생 바이오 기업이 모두 ‘윈-윈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