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폴더블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쳐

'멀티 폴더블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쳐

향후 스마트폰과 TV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청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회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룸을 통해 두 번 접혀 알파벳 'Z'자를 닮은 '멀티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돌돌 말았다가 펼쳐서 쓰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의 일러스트 화면을 공개했다.

이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외 특허청에 특허를 등록한 디스플레이 형태다. 삼성전자(85,000 -3.41%)도 최근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비롯해 롤러블폰 등 기존에 출시되지 않았던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특정 기기형태) 관련 다양한 특허를 받은 바 있다.

두 번 접어야 하는 멀티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과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등 서로 다른 두 개의 힌지(경첩)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한 번만 접는 기존 폴더블폰 대비 고난이도 기술로 평가받는다. 모두 접으면 총 세 개의 디스플레이가 적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두꺼운 두께와 무거운 무게가 해결과제다.

다만 하나의 제품으로 작은 화면과 대화면을 동시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은 뚜렷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멀티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두고 "평소에는 접어서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볼 때는 지도를 펼치듯 접혀진 화면을 펼치는 멀티 폴더블폰"이라고 설명했다.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쳐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쳐

롤러블폰은 마치 두루마리처럼 화면을 말고 펼칠 수 있는 단말기로, 폴더블폰보다 개발이 어려워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시장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롤러블폰은 양산 초기엔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롤러블폰은 디스플레이를 말아 보관할 수 있어 휴대성이 장점이다. 삼성전자가 특허를 등록한 롤러블폰은 밀어서 화면 크기를 늘리는 방식, 일반 직사각형 형태의 스마트폰을 양옆으로 잡아당겨 확장시키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설명하면서 "평소에는 펜 안에 돌돌 말려 있어 간단하게 들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디스플레이를 펼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허 출원은 아직 아이디어 차원으로 "특허가 꼭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일반 특허가 아닌 '핵심 특허'를 다수 보유한 삼성의 Z자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은 이미 개발이 상당히 진척돼있다는 게 전자업계의 관측이다.
LG전자 '롤러블폰'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쳐

LG전자 '롤러블폰'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쳐

업계에선 올해 폴더블폰 처럼 내년에 롤러블폰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롤러블폰 시장에서 가장 앞선 평가를 받는 건 LG전자다. 올 하반기부터 폼팩터 혁신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가동 중임을 밝힌 LG전자는 폴더블폰을 건너뛰고 롤러블폰으로의 직행을 암시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프로젝트 첫 제품인 스위블(회전)폰 'LG 윙'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두 번째 제품은 롤러블폰이 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LG전자가 국내외 특허청에 등록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LG 롤러블'(가칭)은 내부에 화면을 말아 넣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장착, 기기의 오른쪽을 잡아당기면 본체에 말려있던 화면이 나타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LG 롤러블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TCL,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차기 전략 제품으로 롤러블폰을 점찍었다. 특히 오포는 최근 롤러블폰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콘셉트 단계인 만큼 오포의 롤러블폰 정식 출시 시점은 LG전자보다 늦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전자와 중국 제조업체들은 롤러블폰 신제품에 투명 폴리이미드필름(CPI)가 부착된 중국 BOE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의 관건은 충분한 내구성"이라며 "실제로 정식 출시돼 봐야 소비자의 반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포가 최근 열린 '오포X2021'에서 공개한 콘셉트폰/사진=유튜브 캡처

오포가 최근 열린 '오포X2021'에서 공개한 콘셉트폰/사진=유튜브 캡처

제조업체가 이처럼 새로운 폼팩터 출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존의 일반적인 형태인 직사각형 타입의 폼팩터에서 벗어난 폴더블폰과 롤러블폰 등 이형 스마트폰이 침체를 겪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G폰과 폴더블, 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 출시가 불러올 '빅 사이클'에 힘 입어 오는 2024년에는 총 19억292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릴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 호황기였던 2017년(18억8370만대)을 뛰어넘는 것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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