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사용중지 결정 키트 175개 공개
5월 결정된 것, 새로운 내용 아냐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 美서 줄줄이 사용 거부?…황당 해프닝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용 중지 결정을 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 175개 제품 명단을 공개했다. 국산 제품들도 다수 포함되면서 국산 항체진단키트의 신뢰도를 놓고 시장이 술렁였다. 하지만 이 명단은 지난 5월 FDA의 지침을 반영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FDA는 홈페이지에 더 이상 사용, 배포해서는 안 되는 항체진단키트 175개 제품의 명단을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명단엔 피씨엘 수젠텍 디엔에이링크 에스디바이오센서 젠바디 나노엔텍 등 국내 업체의 제품 6개도 올라와 있다.

이들 제품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지난 5월 이전까진 미국에서 공급이 가능했던 제품이다. 하지만 중국산 항체를 사용한 제품들 위주로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FDA는 올 5월 미국 내 임상 평가를 거쳐 긴급사용승인(EUA)를 획득한 제품에 한해서만 사용, 공급이 가능하도록 새 지침을 내놨다. 명단에 있는 175개 제품은 EUA를 획득하지 못해 현지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FDA는 8월 이후 비정기적으로 해당 제품의 명단을 갱신하고 있다.

이 명단이 23일 갱신되자 국산 항체진단키트가 미국에서 줄줄이 사용을 거부당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 9월 FDA로부터 신속 항체진단키트로 EUA를 획득한 수젠텍과 나노엔텍도 명단에 들어가 있어 오해가 더 커졌다.

수젠텍은 코로나19 항체 중 'IgG'만 진단하는 제품과 'IgG'와 'IgM' 진단 제품 2종에 대해 FDA에 EUA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IgG 단독 진단제품에 대해 EUA를 받았다. IgG와 IgM 진단 제품은 아직 심사 중이다. FDA가 사용 및 공급을 금지한 명단에 있는 수젠텍 제품은 IgG와 IgM을 동시에 진단하는 것으로 EUA를 획득한 제품이 아니다.

수젠텍 관계자는 “FDA로부터 IgG, IgM 동시 진단제품에 대해서도 EUA를 획득하는 대로 해당 리스트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EUA를 획득한 IgG 제품에 대해선 대형병원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임상을 추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노엔텍도 항체 검출 표시 방식을 바꿔 지난 9월 FDA에서 EUA를 획득한 제품에 대해 판매 가능하다.

업계에선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국내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체진단키트에서 항원진단키트 위주로 면역진단 수요가 이동한 가운데 FDA가 항체진단키트에 대해서 EUA를 새로 내주는 빈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FDA가 EUA를 내 준 항체진단키트는 15개였지만, 이달 들어선 3개가 전부다. 지난 10일 이후엔 새로 EUA를 획득한 제품이 전무하다. FDA로부터 EUA를 획득한 코로나19 항체진단제품은 현재까지 58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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