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세포 만드는 '조혈 줄기세포' 생성 원리 밝혀

IBS, Supt16h 단백질 규명…"줄기세포 치료에 기여"

혈액세포의 뿌리인 '조혈 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원리가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이윤성 연구위원 연구팀이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의 하나인 '섭티16에이치'(Supt16h)가 조혈 줄기세포 발생을 주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일컫는 혈액세포는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고 면역을 담당한다.

조혈 줄기세포가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은 '실' 같은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실패' 같은 히스톤 단백질에 감아 히스톤이 뭉치거나 DNA가 엉키지 않도록 제어하는 단백질이다.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유전정보 손실, 유전자의 무분별한 발현 등이 일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이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인 Supt16h 유전자가 결여된 제브라 피시(사람과 유전체 구조가 비슷한 열대어)를 차세대 시퀀싱(유전자 정보 전체를 빠르게 읽어내는 기술)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조혈 줄기세포 표지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았다.

Supt16h 유전자가 결여되면 신경, 혈관 세포, 혈액세포 등 다양한 세포와 기관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노치'(Notch) 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Supt16h 유전자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암 억제 유전자인 'p53' 단백질이 과발현해 노치 신호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이는 결국 조혈 줄기세포 생성을 감소시킨다.

이윤성 연구위원은 "재생의학 분야에서 조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나 백혈병 등 혈액 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이날 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