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기업가치 100배 이상 커질 것"
유명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미국 유니티(Unity)의 존 리치텔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지난 20일 “회사 가치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리치텔로 CEO는 이날 한국경제신문 등과 한 화상 인터뷰에서 “세계 게임엔진 시장의 75%를 점하는 게 1차 목표며, 기술적인 측면에선 회사의 현재 가치가 지금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보다 10배 이상 더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유니티는 2004년 설립된 회사다. 3차원(3D) 콘텐츠를 제작하고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소프트웨어)을 공급한다. ‘포켓몬고’를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 등 세계 1000위권 게임의 절반가량의 게임엔진을 개발했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도 구현이 가능해 애니메이션(라이온킹), 자동차(현대차·BMW), 조선(삼성중공업) 등의 산업에 진출했다. 이 같은 성장성에 이날 유니티 주가는 122.8달러로, 상장 당시인 9월 18일 시초가(52달러)보다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리치텔로 CEO는 3D 솔루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에도 필수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형성된 비대면 습관이 영원히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곳곳에 깔린 카메라 정보를 AR과 VR로 결합시킨 ‘메타벌스(3D 가상세계)’는 쇼핑과 동영상뿐 아니라 산업 분야 곳곳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런 세상은 2년 안에 올 것”이라고 했다.

리치텔로 CEO는 한국 시장과 관련해 “한국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교육을 잘 받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는 자동차 건축 엔지니어링 등 VR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이 발전해 있다”며 “유니티는 이 분야에서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82억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과는 달리 계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것에 대해선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이 매년 40% 성장하면서 손실 규모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수익성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티의 올해 예상 매출은 7억5500만달러, 영업손실은 7000만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억6320만달러였다.

실리콘밸리=김재후 특파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