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진 대표 "항암제 개발 본격화"
췌장암 표적 후보물질 56개 발굴
플랫바이오 "3년 내 신약물질 9개 확보할 것"

“악성 종양 조직을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프린트(PRIINT)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찾은 췌장암 관련 표적 후보물질만 56개, 난소암은 15개에 이릅니다.”

김선진 플랫바이오 대표(사진)는 “3년간 9개 정도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18년 10월 김 대표가 창업한 플랫바이오는 신약 개발을 위한 모든 단계의 플랫폼을 갖춘 바이오회사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김 대표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19년간 임상이행센터 등을 이끌며 10여 개 글로벌 신약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신약 개발 첫 단계인 동물실험을 할 때 국내에서는 실험 동물의 피부 아래(피하)에 암 세포를 자라게 한 뒤 이를 활용해 후보물질 유효성을 확인한다. 해외는 다르다. 동물모델을 만들 때도 사람에게 암이 생긴 부위와 같은 부위에 암이 자라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물모델에 후보물질을 투여해야 약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MD앤더슨에서 이런 동소이식연구를 총괄했다. 그는 “신장에 암 세포가 생기면 전신으로 가고 전립선암은 뼈 전이가 잘된다”며 “이런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동물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해야 사람 대상 임상에서도 재현된다”고 설명했다.

플랫바이오를 창업한 뒤 그는 한국 바이오업계에도 새 동물실험 모델을 전파하고 있다. 올해 4월 GC녹십자셀의 췌장암 CAR-T 치료 후보물질을 함께 발굴한 것도 성과다.

바이오기업은 대부분 하나의 후보물질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몰두한다. 플랫바이오는 프린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수 있다. 표적·면역항암제, 단독·병용 투여 등 신약의 종류와 투여 방법에 경계도 없다. 후보물질 개발 과정도 마찬가지다. 플랫바이오의 독자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면서 다른 바이오회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해당 회사의 신약 개발 지분을 일부 나눠 갖는 방식으로도 개발한다. 다수의 국내 바이오회사가 신약을 개발하는 모든 형태의 시스템이 한 회사에 집약된 셈이다. 여러 파이프라인을 한꺼번에 가동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 실패의 리스크가 작다.

플랫바이오는 올해 6월 비씨켐과 저분자 합성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이를 활용해 흑색종 대장암 췌장암 등에 대한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2022년께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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