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2라인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2라인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오는 2022년 3나노(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양산을 첫 공식화했다. 적극적인 기술 투자로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박재홍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협력사 개발자들과 함께한 행사에서 "2022년까지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홍 부사장은 "경쟁력 있는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위해 시장 동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설계 장벽을 낮추기 위해 최첨단 프로세스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혁신하겠다"고도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2022년 3나노 양산을 전망해왔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협력사 개발자들에게 이 같은 계획을 밝힌 것은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견제하고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정은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세밀한 공정이다. 현재 양산 가능한 최신 기술은 5나노 공정이다.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와 TSMC만 5나노 공정이 가능하다. 3나노 공정은 5나노 공정에 비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이면서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도 5나노 대비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7나노 EUV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 'X-Cube(eXtended-Cube)'을 적용한 테스트칩. X-Cube 기술은 로직과 SRAM을 위로 적층해 전체 칩 면적을 줄이면서 고용량 메모리 솔루션을 장착할 수 있어 고객의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7나노 EUV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 'X-Cube(eXtended-Cube)'을 적용한 테스트칩. X-Cube 기술은 로직과 SRAM을 위로 적층해 전체 칩 면적을 줄이면서 고용량 메모리 솔루션을 장착할 수 있어 고객의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현재 TSMC와 5나노 양산 및 3나노 공정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7나노 양산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2022년을 목표로 3나노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2나노 신공장 건설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도 TSMC와 마찬가지로 2022년 3나노 양산에 성공한다면 크게 벌어져 있는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9%, 삼성전자가 17.4%로 추산됐다. 점유율 격차는 36.5%포인트로 전 분기(32.7%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꾸준히 고객사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IBM·퀄컴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에서도 칩을 수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고객사를 30% 늘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