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년 안 되는 기간에 만들어져…다른 별 관측 추정치보다 훨씬 짧아"
"태양계 인간으로 치면 40주 임신 아닌 12시간만에 탄생"
우주의 먼지와 가스 분자구름이 중력붕괴해 별(항성)을 만드는 데 100만~200만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관측을 통해 추정돼 왔다.

그러나 우리 태양과 태양계는 약 45억년 전에 불과 20만년 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계 형성 기간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간 수명으로 따지면 약 12시간 만에 태어난 셈이라고 연구팀이 밝혔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LNL) 우주화학자 그레그 브레넥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운석의 '칼슘-알루미늄 다량 함유물'(CAI·Calcium-Aluminum-rich Inclusions)을 분석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LLNL과 사이언스에 따르면 CAI는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체로 운석에 마이크로미터(㎛)에서 센티미터(㎝) 크기로 박혀있으며, 태양계 형성에 관한 직접적인 기록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어린' 태양 주변의 1천300 K(켈빈) 이상 고온에서 형성된 뒤 탄소질 콘드라이트(석질운석)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이동해 운석에 섞이게 됐다.

CAI 대부분은 45억6천700만년 전 4만~20만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발견된 이런 운석 중 가장 큰 '아옌데'(Allende)를 포함해 탄소질 콘드라이트에서 나온 다양한 CAI의 몰리브덴(Mo) 동위원소와 미량원소 성분을 측정했다.

그 결과, CAI의 독특한 몰리브덴 동위원소 구성이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형성된 물질을 거의 모두 커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태양이 원시별에서 수소 융합이 시작되는 전(前) 주계열 단계(pre-main sequence phase)로 전환하며 태양계를 만들 때 CAI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태양과 태양계를 형성한 물질 중 상당 부분은 CAI가 만들어질 때 강착된 것으로, 이는 20만년이 채 안 됐다고 밝혔다.

브레넥카 박사는 "이전에는 태양계 형성 기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태양계 형성으로 이어진 (가스와 먼지) 분자구름 붕괴가 20만년이 안 되는 사이에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인간 수명과 비교한다면 태양계는 9개월(약 40주)의 임신기간 대신 단 12시간만에 형성되는 급속한 과정을 밟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